美, 체감 영하 45도 한파-시속 105km 눈폭풍… 최소 28명 사망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2. 12. 26.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 전국을 덮친 겨울 폭풍으로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기록적인 한파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눈 폭풍이 겹치면서 수백 명이 고립되고 사망자가 속출했다.

일부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는 등 미 곳곳에서 역대 최악으로 꼽히던 1989년 크리스마스 한파의 기록들을 갈아 치웠다.

○ 미 전역서 최소 28명 한파로 사망미국인들의 대이동 기간인 크리스마스를 덮친 한파로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6개주 한파주의보 ‘악몽의 X마스’
버펄로선 운전자 500명 도로 고립
오하이오 46중 추돌로 8명 사망
한때 200만가구 정전-항공 결항 사태
눈밭에 파묻힌 차량들 23일 미국 미시간주 바이런센터의 한 도로에 차량 여러 대가 눈에 파묻혀 있다. 강한 눈발에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진 상태에서 눈길에 미끄러지며 추돌 사고가 난 차들도 멈춰 서 있다. 바이런센터=AP 뉴시스
미국이 전국을 덮친 겨울 폭풍으로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기록적인 한파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눈 폭풍이 겹치면서 수백 명이 고립되고 사망자가 속출했다. 일부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는 등 미 곳곳에서 역대 최악으로 꼽히던 1989년 크리스마스 한파의 기록들을 갈아 치웠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주말까지 혹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500여 명 눈 폭풍에 이틀째 갇혀

눈에 갇힌 美, 116년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 최소 28명 한파로 사망 24일(현지 시간) 영하 13도(체감온도 영하 22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며 1906년 이후 116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를 기록한 미국 뉴욕주 버펄로시에 눈 폭풍이 몰아쳤다. 노스다코타주 일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30도(체감온도 영하 45도)까지 떨어졌다. 버펄로시에서 한 남성이 전기와 난방이 끊긴 집에 갇힌 조카를 구하러 가다 차가 눈에 파묻히자 삽으로 눈을 퍼내고 있다. 버펄로시에서 500여 명의 운전자가 눈 폭풍 탓에 이틀째 도로에 갇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이번 한파로 미 전역에서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버펄로=AP 뉴시스
미 기상청에 따르면 25일(동부 시간 0시 기준) 전체 50개 주 가운데 46개 주에 한파 주의보나 폭풍 경보 등이 발령됐다. 특히 미국 중부와 동부에서 한파 피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와 국경을 접한 노스다코타주 일부 지역은 24일 섭씨 영하 30도로 기온이 떨어져 체감온도가 한때 영하 45도를 기록했다.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 역시 이날 체감온도가 영하 30∼40도까지 떨어졌다.

뉴욕은 이날 영하 13도(체감온도 영하 22도)로 1906년 이후 116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로 기록됐다. 남부 지역에도 이상한파가 덮쳐 조지아주와 플로리다주는 기상 관측 이래 크리스마스이브 기준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텍사스 역시 일부 지역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

미국을 덮친 한파는 북극 주변의 차갑고 건조한 ‘극 소용돌이(polar Vortex)’가 남하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북동부 지역에선 눈 폭풍과 시속 105km의 ‘태풍급’ 강풍까지 겹쳐 가시거리가 거의 ‘제로’로 떨어졌다.

23일 뉴욕주 버펄로시에선 500여 명의 운전자가 눈 폭풍에 갇혀 이틀째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운전 금지’ 권고에도 일부 주민들이 차를 몰고 가족을 찾거나 음식을 사러 나섰다가 눈으로 뒤덮인 혹한의 도로에서 고립된 것이다. 이들에 대한 구조작업마저 난항에 부딪혔다. 카운티 정부 관계자는 CNN에 “현장에 접근하려던 구조대원들도 눈 폭풍 때문에 꼼짝도 못 하는 상황”이라며 “주 방위군을 동원해 구조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우스다코타주 파인리지 인디언 보호구역은 76cm의 적설량에도 강풍으로 주택 앞에 최대 3∼4m의 눈이 쌓여 주민들이 고립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한 주민 대표는 BBC에 일부 주민들은 나무를 구하지 못해 벽난로에 옷을 태워 난방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미 전역서 최소 28명 한파로 사망

미국인들의 대이동 기간인 크리스마스를 덮친 한파로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오하이오주에선 폭설로 미끄러진 트레일러가 중앙 가드레일을 넘어 반대편 차로를 침범하면서 46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또 콜로라도에선 캠핑에 나섰던 2명의 여행객이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매다 발전소 건물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최소 28명이 한파로 사망했다고 NBC은 보도했다.

공항에 발 묶인 여행객들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향 등으로 이동하려던 미국인들이 이상 한파로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되면서 공항에 발이 묶였다. 23일 덴버국제공항에서 여행객 한 쌍이 캐리어를 베고 잠들어 있다. 덴버=AP 뉴시스
또 24일 한때 20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등 정전 피해와 함께 항공편 결항도 이어졌다. 항공 정보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3, 24일 미 전역에서 9214편의 항공기가 취소됐다. NWS는 24일 “미국은 지금 생명을 위협하는 한파를 겪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야외 활동 시 몇 분 만에 동상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도 25일 폭설이 이어지면서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2만6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홋카이도 일부 지역에선 전날 최대 1m가량의 눈이 쏟아지면서 80대 여성이 자택 인근에서 눈에 파묻혀 숨지는 등 사망사고도 이어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