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 깨우친 한글 “새 인생 사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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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몰라 집에 가는 버스도 못 탔는데 지금은 어디서든 탈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지난 21일 오후 경남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찾아가는 한글교실'(성인문해교육) 졸업식장.
지금까지 학습자 2791명, 졸업생 203명을 기록해 경남지역 지자체 운영 한글교실 중 가장 많은 학력 인증 졸업생을 배출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한글교실이 지역 어르신의 꿈을 키우는 만학의 교육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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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 학습자 2791명 경남 최다
- 내년 2개반 늘려 총 26곳 계획
“숫자를 몰라 집에 가는 버스도 못 탔는데 지금은 어디서든 탈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지난 21일 오후 경남 양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 ‘찾아가는 한글교실’(성인문해교육) 졸업식장. 초등과정 30명, 중등과정 15명 등 모두 45명이 졸업했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문맹일 때 겪었던 고충과 한글을 깨친 후 경험담 등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졸업을 아쉬워했다.
초등과정을 마친 한 할머니는 “한글을 몰라 어린 손자가 글자를 물을 때 얼버무렸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글자를 깨치니 세상을 다시 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중등과정 첫 졸업생 배출을 기념해 이날 학생 13명은 ‘춘향전’ ‘갑돌이와 갑순이’ 연극 공연을 했다. 이들은 전문 연극인의 지도로 지난 6개월간 갈고 닦은 연기력을 뽐내 큰 박수를 받았다.
‘춘향전’에서 이도령 역할을 맡은 장옥자(75) 씨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어찌할지 몰라 당황했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격려에 용기를 내 난생처음 무대에 오르니 감개무량해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산시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한글교실’은 이처럼 어르신의 늦깎이 평생학교 역할을 톡톡히 한다. 2010년 문을 열 당시에는 한글 교육만 했다. 그러다 2016년 초등, 2019년 중등과정 학력인증학교로 각각 지정돼 지금은 한글 교육과 초·중등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한다.
지금까지 학습자 2791명, 졸업생 203명을 기록해 경남지역 지자체 운영 한글교실 중 가장 많은 학력 인증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생들 평균 연령은 70대다. 물금읍과 양주·삼성·중앙동, 웅상 지역 4개 동 등 3개 지역으로 나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지관의 강당과 회의실을 교육장으로 쓴다. 호응이 좋아 내년에는 2개 반을 늘려 한글교실 26개 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한글교실이 지역 어르신의 꿈을 키우는 만학의 교육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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