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칼럼]與, 대통령에 업힌 ‘정치 양로원’인가
박제균 논설주간 2022. 12. 26. 03:03
여의도, 公의식 실종 ‘정치업자’ 판쳐
‘방 빼기’ 거부하는 최고 노인 일자리
‘그 나물에 그 밥’ 與 전대, 관심 못 끌어
경제 한파에 ‘그들만의 잿밥’ 잔치인가
‘방 빼기’ 거부하는 최고 노인 일자리
‘그 나물에 그 밥’ 與 전대, 관심 못 끌어
경제 한파에 ‘그들만의 잿밥’ 잔치인가
“내가 득점하는 것보다 팀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스포츠 경기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멘트다. 하지만 이는 스포츠 세계의 미담일 뿐. 어느 때부턴가 한국 정치에선 이런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팀의 승리(정권의 성공)보다 자신의 득점(당선)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곳이 작금의 여의도다.
‘나보다는 당(黨), 당보다는 나라’를 앞세웠던 선배 정치인들의 공(公)의식은 실종된 지 오래다. 그 대신 정치 영역이 자신들의 전유물인 양 착각하는 ‘정치업자’들이 판친다. 여의도를 ‘정치 양로원’ 삼는 노추(老醜)들이 늘어만 간다. 심지어 국회의원이 기초단체장으로, 대선후보가 광역단체장으로 격을 낮추며 한사코 방 빼기를 거부한다.
이러니 국회가 신인들의 충원을 막고, 권세와 생계를 동시에 챙겨주는 최고의 노인 일자리로 전락해가는 느낌이다.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정치에 발 들이고 제 발로 나온 사람은 거의 없다. 시대의 화두인 ‘세대 불평등 해소’에 가장 노력해야 할 정치야말로 그 불평등의 본산(本山)이다.
정치의 저질 평준화에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비정상으로 폭주했던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바닥으로 파고들던 정치의 수준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표방한 윤석열 정권에서도 올라올 줄을 모른다. 여기엔 아직도 정권이 교체됐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거야(巨野)의 책임이 더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제힘으로 이루지도 못한 정권교체를 제 공(功)으로 착각하며 이제 겨우 살 만하니까 ‘기득권 본색(本色)’부터 드러내는 여당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벌써부터 염불보다 잿밥에 혈안이 된 국민의힘 3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룰을 놓고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했으나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거론되는 후보들만 놓고 보면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정권교체 후 첫 집권여당 대표를 맡을 만한 무게감과 개혁 의지를 지닌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친윤(親尹) 주자든, 비윤(非尹) 주자든 ‘윤 정부의 성공’이라는 염불을 외지만, ‘공천권 혹은 공천’이라는 잿밥에만 쏠려 있다.
비윤 주자 중 윤 대통령 쪽에서 가장 먼 유승민 전 의원을 보자. 유승민은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들이받으며 정치적으로 컸다. 돌아보면 여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를 노린 건 ‘자기 정치’요, 물러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운운한 건 치기(稚氣)에 가까웠다. 그런 그를 키운 건 ‘배신의 정치’로 찍어낸 박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이후 유승민은 탈당 창당 합당 등을 거듭하며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 번은 본선에서, 한 번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올해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에까지 도전해 경선 탈락했다. 그쯤 됐으면 자신의 정치 인생을 돌아볼 때도 된 거 같은데, 또다시 뛰어들었다.
다른 주자들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다. ‘지족원운지(知足願云止·만족함을 알고 멈추기를 바람)’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줬으면 하는 분들이거나 ‘친윤’이라는 라벨만 떼면 당 대표가 아니라 원내대표하기에도 버거운 정치력을 지닌 분들이 거의 다다.
윤석열 정부의 성패는 차기 총선 결과에 달려 있고, 여당의 총선 성패는 공천에 좌우된다. 18대 총선의 ‘친이(親李) 공천’은 공천권을 행사한 사람들이 자기 선거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정도로 역풍을 불렀고, 이후 여권의 극심한 분열로 이어졌다. 20대 총선의 ‘친박 공천’은 총선 참패의 역풍을 불러 결국 박근혜 탄핵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윤 대통령으로선 오히려 ‘친윤 공천’이란 말을 경계해야 한다. 대통령에 업혀 당선되려는 사람들만 좋은 일 시키고, 정작 자신은 실패하지 않으려면. 이런 점에서 전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친윤 공천의 자락을 까는 듯한 ‘당원투표 100%’ 룰 변경이 과연 대통령에게 득이 될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내년 상반기엔 최악의 경제 한파가 몰려온다. 국민의힘이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논공행상이라도 하듯, ‘그들만의 잿밥’을 놓고 벌이는 잔치가 국민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윤 대통령과 여당 사람들은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집권세력이다.
‘나보다는 당(黨), 당보다는 나라’를 앞세웠던 선배 정치인들의 공(公)의식은 실종된 지 오래다. 그 대신 정치 영역이 자신들의 전유물인 양 착각하는 ‘정치업자’들이 판친다. 여의도를 ‘정치 양로원’ 삼는 노추(老醜)들이 늘어만 간다. 심지어 국회의원이 기초단체장으로, 대선후보가 광역단체장으로 격을 낮추며 한사코 방 빼기를 거부한다.
이러니 국회가 신인들의 충원을 막고, 권세와 생계를 동시에 챙겨주는 최고의 노인 일자리로 전락해가는 느낌이다.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정치에 발 들이고 제 발로 나온 사람은 거의 없다. 시대의 화두인 ‘세대 불평등 해소’에 가장 노력해야 할 정치야말로 그 불평등의 본산(本山)이다.
정치의 저질 평준화에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비정상으로 폭주했던 문재인 정권을 거치며 바닥으로 파고들던 정치의 수준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표방한 윤석열 정권에서도 올라올 줄을 모른다. 여기엔 아직도 정권이 교체됐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거야(巨野)의 책임이 더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제힘으로 이루지도 못한 정권교체를 제 공(功)으로 착각하며 이제 겨우 살 만하니까 ‘기득권 본색(本色)’부터 드러내는 여당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벌써부터 염불보다 잿밥에 혈안이 된 국민의힘 3월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룰을 놓고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했으나 별 관심을 끌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거론되는 후보들만 놓고 보면 모두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정권교체 후 첫 집권여당 대표를 맡을 만한 무게감과 개혁 의지를 지닌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친윤(親尹) 주자든, 비윤(非尹) 주자든 ‘윤 정부의 성공’이라는 염불을 외지만, ‘공천권 혹은 공천’이라는 잿밥에만 쏠려 있다.
비윤 주자 중 윤 대통령 쪽에서 가장 먼 유승민 전 의원을 보자. 유승민은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들이받으며 정치적으로 컸다. 돌아보면 여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를 노린 건 ‘자기 정치’요, 물러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운운한 건 치기(稚氣)에 가까웠다. 그런 그를 키운 건 ‘배신의 정치’로 찍어낸 박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이후 유승민은 탈당 창당 합당 등을 거듭하며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 번은 본선에서, 한 번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올해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에까지 도전해 경선 탈락했다. 그쯤 됐으면 자신의 정치 인생을 돌아볼 때도 된 거 같은데, 또다시 뛰어들었다.
다른 주자들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다. ‘지족원운지(知足願云止·만족함을 알고 멈추기를 바람)’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줬으면 하는 분들이거나 ‘친윤’이라는 라벨만 떼면 당 대표가 아니라 원내대표하기에도 버거운 정치력을 지닌 분들이 거의 다다.
윤석열 정부의 성패는 차기 총선 결과에 달려 있고, 여당의 총선 성패는 공천에 좌우된다. 18대 총선의 ‘친이(親李) 공천’은 공천권을 행사한 사람들이 자기 선거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질 정도로 역풍을 불렀고, 이후 여권의 극심한 분열로 이어졌다. 20대 총선의 ‘친박 공천’은 총선 참패의 역풍을 불러 결국 박근혜 탄핵으로 이어진다.
그러니 윤 대통령으로선 오히려 ‘친윤 공천’이란 말을 경계해야 한다. 대통령에 업혀 당선되려는 사람들만 좋은 일 시키고, 정작 자신은 실패하지 않으려면. 이런 점에서 전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친윤 공천의 자락을 까는 듯한 ‘당원투표 100%’ 룰 변경이 과연 대통령에게 득이 될지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내년 상반기엔 최악의 경제 한파가 몰려온다. 국민의힘이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논공행상이라도 하듯, ‘그들만의 잿밥’을 놓고 벌이는 잔치가 국민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윤 대통령과 여당 사람들은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 집권세력이다.
박제균 논설주간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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