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 떠나 AFC 가입 검토

우크라 침공 탓 유럽대회 퇴출

- 축구협 내일께 최종 결정 전망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과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에서 러시아와 맞붙을 가능성이 점쳐져 축구팬의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지난 24일 “러시아가 유럽축구연맹(UEFA)을 떠나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27일 결정할 것”이라고 알렉산더 듀코프 러시아 축구협회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듀코프 회장은 지난 2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축구협회 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27일 화상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그날 (UEFA 탈퇴와 AFC 가입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축구의 강점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잘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지금 유럽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선택지가 전혀 없다”며 “만일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AFC는 우리를 받아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등 국제무대에서 퇴출당했다. 2024년 유럽선수권대회 조 추첨에서도 제외됐다.

러시아 스포츠의 ‘아시아행’은 이달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서밋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징계를 존중하면서 이 나라 선수들이 아시아 지역 대회에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아시아 지역예선을 거쳐 출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가 빠른 속도로 AFC와 OCA에 가입할 경우 내년 AFC 아시안컵이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축구 대표팀과 맞붙을 수도 있다.

러시아 축구는 최근 A매치를 치르지 않아 FIFA 랭킹은 37위에 머물러 있지만, AFC로 넘어올 경우 한국, 일본, 이란 등과 함께 정상을 놓고 경쟁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

다만, 러시아가 AFC에 가입하는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dpa통신은 “UEFA와 러시아가 2023년 5월 유소년 대회를 러시아에서 개최함과 동시에 징계를 완화하는 내용을 두고 협의 중”이라며 러시아가 계속 UEFA에 남을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