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타임 투 세이 굿바이

기자 2022. 12.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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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문다. 그리고 또 한 해가 온다. 해가 바뀌는 시간이면 꼭 찾아 듣는 노래가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사진)와 세라 브라이트먼이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다.

“안녕이라고 말해야 할 시간/ 내가 한 번 보았고/ 당신과 함께 살았던 나라/ 지금부터 나는 거기서 살 겁니다/ 당신과 함께 떠날 거예요/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을 타고….”

영혼의 깊이가 느껴지는 보첼리와 신비로운 브라이트먼의 음색이 어우러진 이 노래는 1996년 발표된 이후 전 세계에서 2500만장이 팔렸다. 어떻게 해서 이탈리아 출신의 테너 보첼리와 영국 출신의 팝페라 가수 브라이트먼이 만나게 됐을까.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력이 좋지 않았던 보첼리는 12세 때 축구를 하다가 공에 맞아 시각장애인이 됐다. 꿈이었던 오페라 가수를 포기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팝페라 가수로 거듭났다. 그는 1995년 산레모 가요제에서 ‘타임 투…’의 원곡인 ‘콘 테 파르티로’(Con Te Partiro)를 불러 입상한 뒤에 자신의 두 번째 앨범 <보첼리(Bocelli)>에 수록했다. 이탈리아를 여행 중이던 브라이트먼이 한 카페에서 이 노래를 듣고 보첼리에게 듀엣을 제안한 것이다.

두 사람은 1996년 독일의 국민 영웅인 IBF 라이트 헤비급 복싱 챔피언 헨리 마스케의 고별 경기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제목과 일부 가사를 영어로 바꾸고,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협연했다. 이날 판정패를 당하고 링에 주저앉았던 마스케가 천천히 일어나면서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되면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는 손꼽히는 듀엣 명곡이 됐다.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노랫말 때문인가. 지금도 연말연시는 물론 졸업식과 입학식, 결혼식에서 자주 찾는 스테디송이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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