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없고 ‘홀리데이’는 있다
유통 업계 크리스마스 시즌 마케팅에서 ‘크리스마스’가 사라졌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린 상품에서도 크리스마스 대신 연휴를 뜻하는 ‘홀리데이’가 쓰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해태제과는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내놓은 ‘얼초(얼려먹는 초코 만들기)’에서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뺐다. 2020년과 2021년 비슷한 시기 출시됐던 같은 콘셉트의 제품 이름은 ‘얼초 크리스마스 파티’였는데 올해는 ‘얼초 해피 홀리데이즈’(Happy Holidays)’로 바꾼 것이다. 양말 달린 트리와 루돌프, 산타까지 그려진 포장 박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이지만 제품명에선 크리스마스를 뺀 것이다.
SPC 계열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해피 스누피 홀리데이’라는 크리스마스용 아이스크림 케이크 시리즈를 내놓았다. 2017년 ‘크리스마스니까 욕심내세요’를 시작으로 2020년에도 ‘메리 배라스마스(메리 크리스마스+배스킨라빈스)’를 내세웠는데 작년부터 포스터와 케이크에서 ‘홀리데이’로 바꾼 것이다.
이런 현상은 유통 업계 전반에서 확인된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쇼핑몰 스타필드는 지난달부터 하남점에서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해피 홀리데이 스노위 포켓몬’ 행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기업 한섬의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가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내놓은 세트 상품명도 ‘홀리데이 글로우세트’다.
업계는 크리스마스 문구를 없애는 이유로 효율 극대화를 든다. 크리스마스라는 문구를 뺀 덕에 같은 상품과 이벤트를 내년 초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통합 마케팅 문구를 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했다.
물론 여전히 크리스마스를 고수하는 경우도 있다. 이랜드이츠의 베이커리 브랜드 프랑제리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메리 크리스마스’ 장식 문구를 달았다. 이랜드 관계자는 “연말연초를 통째로 묶어 대응하는 것보다, 특정 시즌을 정확히 겨냥한 마케팅이 매출에 더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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