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평화의 기근…무의미한 우크라 전쟁 즉각 끝내야"

기사내용 요약
성탄절 '우르비 에트 오르비' 강론
우크라전쟁·각지 분쟁 종식 기원
식량 무기화 질타…"기근 심화"

[바티칸=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낮 12시께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광장에 모인 신도들에게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 안팎 신도들에게) 성탄절 강론을 하고 있다. 2022.12.2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탄절 메시지에서 세계가 "평화의 기근"을 겪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바티칸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낮 12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광장에 모인 신도들에게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 안팎 신도들에게) 강론을 통해 "무의미한 전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부활절과 성탄절에 '우르비 에트 오르비' 강론을 통해 온누리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취임 후 10번째 성탄절 강론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고통 받는 모든 사람들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연대의 움직임을 불어넣어 주시길, 또 무기의 천둥소리를 잠재우고 이 무의미한 전쟁을 즉시 끝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의 마음을 일깨워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 각지에서 심각한 "평화의 기근"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3차 세계대전"이라고 묘사했다.

특히 올해 어둠과 추위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형제자매들의 얼굴을 보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의 10분 강론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BBC는 전했다.

교황은 "매일 엄청난 양의 식량이 낭비되고 자원이 무기에 소비되는 동안 굶주리는 사람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상황을 더욱 악화했고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의 뿔 국가 국민들을 굶주림의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전쟁은 굶주림을 유발하고 식량을 무기화해 이미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치적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식량을 '평화의 도구'로 만들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리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레바논, 아프리카 사헬, 예멘, 미얀마, 이란, 아이티 등도 언급하며 모든 유혈 사태 종식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경제 위기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업자와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고 이들을 위해 연대할 것도 촉구했다.

교황은 전날 성탄 전야 미사 강론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 특정하진 않았지만 "부와 권력의 탐욕에 주린 사람들은 이웃의 것을 탐하고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다"며 "언제나 그렇듯 이런 탐욕의 가장 큰 희생자들은 약자와 사회적 취약 계층"이라고 질타했다. 또 "탐욕이 인류의 운명에 대한 무관심을 낳았다"며 "성탄절에 뭔가 좋을 일을 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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