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밀톤호텔 일가' 부당 급여·법인카드 유용 의혹...'로비' 연관성 수사

송재인 2022. 12. 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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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불법 건축물로 이태원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의 일가 비리 의혹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가족을 임원으로 등재한 뒤 일하지도 않고 급여로 거액을 챙기거나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를 받는데, '로비 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까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9일 해밀톤호텔과 대표 이 모 씨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도로 폭을 좁혀 이태원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불법 건축물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섭니다.

"어떤 자료 확보하셨나요? (….) 불법 건축물 관련해서 자료 확보하셨나요? (….)"

압수수색에선 대표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한 단서도 포착됐습니다.

임원으로 등재된 이 씨의 모친과 아내가 일하지도 않고, 꼬박꼬박 급여를 타간 겁니다.

법인 등기부 등본을 보면 이 씨와 아들이 공동대표, 아흔이 넘은 모친이 사내이사, 아내가 감사로 명시됐습니다.

[해밀톤호텔 관계자 A : (회장님 사모님이나 어머님 출근하신 것 본 적은 있으세요?)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해밀톤호텔 관계자 B :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못 본 것이고요.]

특수본은 현재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봤을 때 가족들이 이런 식으로 챙긴 돈이 최소 수년간 수억 원은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또, 법인카드 여러 장을 만들어 개인적인 용도로 쓴 내용도 파악했습니다.

특수본이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이유는 앞서 제기된 용산구청 등 '로비' 의혹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가족에게 급여를 주는 척 비자금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건넸을 가능성까지 들여다보는 겁니다.

앞서 해밀톤호텔은 참사 현장 주변 무단 증축으로 지난 2013년부터 적발됐지만, 4억 5천여만 원의 이행강제금만 내곤 배짱 영업을 이어왔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은 이행강제금 부과 말고는 강제 철거 등의 조치를 하지 않다가 참사 이후에야 경찰에 고발했고, 호텔도 일부만 자진 철거했습니다.

특수본은 지난 2일 이 씨 소환조사 때 해당 내용을 추궁했습니다.

이 씨는 급여와 법인카드 관련 혐의는 시인했지만, 로비 의혹은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모 씨 / 해밀톤호텔 대표 (지난 2일) : (용산구청과 유착 관계라는 의혹이 있는데….) 전혀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이 씨는 YTN 취재진에게도 "지금 경찰 조사 중이라 말씀드릴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수본은 앞서 건축법과 도로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이 씨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또, 계좌 내역을 추적해 빼돌린 돈의 정확한 규모를 산출하고, 추가 입건이나 강제 수사 여부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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