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마지막주 매도 쏟아지나…양도세 회피물량 얼마나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2. 12. 2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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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요건 10억원 유지
작년엔 하루 3조 ‘팔자’ 쏟아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식 양도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이 현행 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 1~4%)으로 유지되면서 금융투자업계는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와 증시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연말마다 개인투자자가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면서 ‘매도 폭탄’으로 증시가 타격을 입자 이를 피하기 위해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려 한 종목을 100억원 넘게 보유한 고액 투자자에게만 양도세를 매기려 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부자 감세’라고 반대하자 내년 대주주 요건은 기존과 동일하게 10억원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대주주들은 올해 27일 대규모 물량을 매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28일 주식 보유액을 기준으로 과세 대상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내지 않으려면 27일까지 주식을 팔아 종목당 주식 보유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작년에도 12월 21일부터 28일까지 개인투자자는 8조5070억원을 순매도했다. 28일 하루 동안에는 무려 3조1587억원을 팔았다.

특히 올해는 정부안이 통과돼 대주주 요건이 100억원까지 상향조정될 수 있다고 기대하며 매도를 미뤄왔던 큰손들이 갑자기 매도 물량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로 과세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10억원 대주주 요건 유지로 27일까지 개별종목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대주주 요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양도세 회피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8일은 4분기 배당락일로, 27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내년 3월 주요 기업들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보통 연말 배당락일 이전에는 배당을 위한 매수세가 몰리지만, 배당락일 이후에는 매도 물량이 나오는 패턴이 반복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팀장은 “주초 배당락 전까지는 불가피하게 지수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며 “배당락이 끝나면 통상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데, 이 부분이 긍정적 영향을 준다면 주 후반에는 배당락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겠지만 지수 상단이 높아지긴 어렵고 보합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주 초반인 26일과 27일에 배당을 받기 위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고 배당락일 이후에는 이렇게 매수했던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말 양도세 회피 매도 폭탄, 배당락일 직후 매도세 전환 등은 연말 거래량이 급갑한 가운데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국내 증시는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외국계 운용사들이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결산)에 들어간 영향으로 거래 대금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변동성이 크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장내파생상품 및 거래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예탁금은 44조3091억원으로 올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7일에 기록한 연중 최고점(75조1073억원) 대비 41% 가량 급감하 수치다.

증시에 영향을 끼칠 만한 국내외 이벤트도 거의 없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28일 기업 체감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하고, 29일 통계청이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7일(현지시간) 주택가격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대외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아 경기에 대한 우려는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증시 상황이 나빴고, 일부 빚을 내 투자한 개인이 금리 부담 등으로 주식을 이미 처분해 매도 물량이 예상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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