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자유를” 성탄절에 울려퍼진 외침
군부 규탄·자유와 평화 기원 행진
성탄절인 25일 서울 등지에서 미얀마의 자유와 평화를 기원하는 외침이 이어졌다. 군사쿠데타가 발생한 지 2년이 되어가는 동안 점차 잦아든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환기하려는 몸짓이었다.
이날 오후 1시 성동구 미얀마 무관부 인근 광장에 한국인과 미얀마인 40여명이 모였다. 미얀마돕기 시민모임, 위러브마더랜드 코리아, 미얀마 투데이 등 미얀마 민주주의를 응원하는 단체 소속 재한 미얀마인과 한국인들이었다. 미얀마인 계층은 노동자, 유학생, 자영업자 등으로 다양했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 부평, 경남 창원, 대전, 경기 의정부 등지에서 왔다고 했다.
이들은 무관부 인근부터 용산구 소재 미얀마 대사관까지 40여분간 행진했다. 행진 대열에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군부독재 물러가라”는 구호가 끊이지 않았다. 행진에 앞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하모니카로 연주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독재가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한 탓에 미얀마 민주화를 향한 한국 사회의 관심이 시들해진 게 사실이다. 집회에 참석한 미얀마인들은 현지의 참상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며 한국 시민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창원에서 올라온 네옴(31)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부터 전 세계 보도와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만 미얀마에선 전투가 계속되고 있어 국민들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이 있는 북서쪽에서 살해와 체포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모아 위러브마더랜드 코리아 대표는 “군사독재라고 하면 한국 분들이 빨리 이해할 수 있다”면서 “미얀마 국민들은 한국처럼 자유롭게 다니고 싶다. 한국처럼 민주화 정부를 우리가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종로구 내 한 한옥카페에선 시민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얀마의 봄’ 행사가 열렸다. 미얀마 시민방위군과 피란민에게 전달할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 한베평화재단, 극단 신세계, 아시아의 근대를 읽는 시간 등 11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행사는 미얀마의 현실을 담은 노래 공연과 시 낭송 등으로 채워졌다.
행사 1부에선 김애란 소리꾼과 김강곤 아코디언 연주자가 디아스포라의 노래, 아리랑을 선보였다. 김애란씨는 “전쟁의 아픔과 살아가는 터전을 잃게 된 우리 민족과 지금 싸우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마음을 담아 노래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정권에 즉각적인 폭력 중단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얀마 군부가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처음 나온 결의안이다.
글·사진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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