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질린 크리스마스…미국이 얼었다
북미 덮친 ‘폭탄 사이클론’
기록적 한파·폭설 몰고 와
뉴욕 등서 최소 22명 사망
도로·항공 등 교통망 마비
혹한 속 정전 사태 잇따라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된 미국 곳곳에서 역대급 한파와 폭설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국 8개주에서 폭설과 맹추위로 인한 교통사고 등으로 지난 21일 이후 최소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뉴욕주 이리 카운티에서는 폭설로 응급구조대의 발이 묶여 2명이 숨졌고, 오하이오주에서는 46중 추돌사고로 사망자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 폭설에 따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켄자스주에서도 교통사고로 3명이 사망하는 등 미국 곳곳에서 폭설 관련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CNN은 미 중서부에서 형성된 ‘폭탄 사이클론’이 동진하면서 북쪽 중서부 지역과 내륙의 북동부 지역이 폭풍의 영향권 안에 놓였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탤러해시, 필라델피아, 피츠버그는 크리스마스이브 기준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은 1906년 이후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워싱턴은 1989년 이후 두 번째로 추운 크리스마스이브가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특히 뉴욕주 버펄로가 소재한 이리 카운티는 기록적인 폭설로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도로가 마비되면서 차량 운행은 금지됐고, 주정부 차원에서 방위군을 투입해 현장 대응에 나섰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위해 비행기는 물론 자동차를 이용해 버펄로로 이동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다 발이 묶인 프랭크 앤더슨은 뉴욕타임스에 폭설로 인해 꼼짝도 못하고 있다면서 “가족들과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놓쳐버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등 미 전역에서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사례도 잇따랐다. 정전 가구는 이날 오전 한때 180만가구에 달했다가 일부 복구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텍사스는 정전 피해로 인해 전력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전기 회사들은 강추위 속 전력난 심화에 대비해 에너지 절약에 나서달라고까지 요청했다. 미국 최대 전력 공급사인 PJM인터커넥션은 추위가 지속될 경우 지역별 순환 정전에 돌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 지역에 긴급 기상 경보를 발령한 캐나다에서도 20만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설과 강풍에 따른 기상 악화로 인해 항공기 결항 사태도 확산하고 있다. 항공 정보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미 전역에서 출발하거나 미국에 도착하는 항공편 3119편이 취소됐고, 7104편이 연기됐다.
미 국립기상청은 10여년 만에 닥친 강력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인해 미국 전체 인구의 약 60%에 달하는 2억명이 사는 지역에 기상 경보를 발령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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