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 과반수 “정시모집서 ‘교차지원’ 고려”
오는 2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이과생들의 과반수가 문과 교차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생들이 많이 몰리는 문과 학과의 합격선은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이 대거 빠져나간 일부 이과 학과의 합격선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종로학원이 이과 수험생 9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후 조사에서 문과 교차지원에 관심이 있는 이과생은 5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직후(23.2%), 수능 성적발표 직후(46.6%)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시 합격자 발표 후 시점에 교차지원 의향이 있는 수험생은 지난해와 비교해 9%포인트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에서 이과생들의 교차지원 관심도는 수능 직후 26.8%, 수능 성적발표 직후 37.4%, 수시 합격자 발표 후 44.8%였다. 수능 결과 발표 후 이과생들에게 유리한 점수 구도가 확인되면서 문과 교차지원 의향이 있는 수험생들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들이 최근 발표한 변환표준점수 적용 방식에서 문과 교차지원을 택하는 이과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입시업계에서는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사회탐구영역 응시자들의 점수를 유리하게 변환하는 등 ‘교차지원 방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서울시내 주요대학들은 모두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성적표상 탐구영역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과학탐구영역에 응시한 이과생들에게도 불이익이 없다. 연세대는 문·이과생이 백분위에 따라 동일한 변환표준점수를 적용받는다. 고려대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각각 다른 변환표준점수가 적용되지만 과탐 감점이 0.1점 정도에 불과해 사실상 영향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과생들에게 유리한 정시모집 구도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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