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많은 일 있었지만"… 크리스마스 맞아 다시 '희망' 기원(종합)

김정현 기자 이비슬 기자 한병찬 기자 2022. 12.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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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크리스마스'…거리엔 '설렘' 가득
"이태원 갔던 사람들도 이런 마음이었을텐데" 안타까움도
크리스마스인 25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에서 시민들이 신세계백화점 외벽의 미디어 파사드를 관람하고 있다. 2022.12.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이비슬 한병찬 기자 = "올해 사건 사고도 많고 날씨도 마음도 춥지만 그래도 따뜻한 연말 분위기에 힘이 나는 기분이에요."

3년 만에 찾아온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크리스마스에 시민들이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곳곳을 누볐다. 크리스마트 트리 명소에는 인파가 몰리면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는 2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교회와 성당을 찾아 예배와 미사를 드리며 한해를 돌아봤다.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25일 오후 4시30분, 대표적인 서울의 '크리스마스 명소'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는 오후 5시30분 시작하는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관에 조명과 영상을 선보이는 장식)를 기다리는 시민 수십명이 1시간도 전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의 '크리스마스 명소'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 파사드'를 기다린 시민 수천명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2022.12.25. /뉴스1 ⓒNews1 한병찬 기자

◇3년만의 거리두기 해제에…서울 크리스마스 명소 오늘도 붐벼

군대를 갓 전역하고 친구와 함께 명동을 찾았다는 김영운씨(25)는 "군대에 있다 나온 입장에서 사람도 많고 마스크 안쓴 사람도 보이는데, 3년 만에 이렇게 크리스마스가 왔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고 흥겨움을 드러냈다.

3년 만에 딸과 함께 명동에 나들이를 나왔다는 정영주씨(77·여)도 "어제는 사람이 너무 많을 거 같아서 오늘 딸이랑 뮤지컬 '영웅'도 보고 여기도 예쁘다고 해 보러 왔다"며 "(이태원 참사 때도) 3년 만에 억눌렸던 게 분출돼 청년들이 나온 거 였을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서로 끌어안고 미디어파사드를 기다리던 동갑내기 커플인 정세윤씨(23)와 김보미씨(23·여)는 "3년 만의 거리두기 없는 크리스마스다보니 '인생샷'을 찍으려고 함께 왔다"며 "간만에 이렇게 눈치보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니 너무 좋다"며 웃었다.

이들은 "올해 안좋은 일이 많았어서 그런지 사람들도 의식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도 "이제 또 크리스마스니까 다같이 이겨내고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40분 미디어 파사드가 시작할 때쯤 신세계백화점 건너편에는 한 블럭에만 500명 이상이 운집해 길을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들은 폭죽과 트리, 선물상자 등 알록달록한 크리스마스 영상이 미디어 파사드에 나타나자 영상을 찍고 환호성을 지르며 크리스마스를 즐겼다.

성탄절인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몰에서 마칭 밴드가 퍼레이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2.12.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추운 날씨에 실내 명소도 '북적'…"크리스마스 분위기 설레"

한 주 내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실내에서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 다른 크리스마스 인증사진 명소가 된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의 'H빌리지'나, 강남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 크리스마스 트리, 롯데월드몰 잔디 광장에 설치된 회전목마 등에도 이날 오전부터 나들이를 나온 연인과 친구, 가족들로 붐볐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나온 이강우씨(31)는 "사람이 많은 곳과 추운 날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실내에 볼거리가 있어 다행"이라며 "여자친구가 더 예쁘게 찍으라고 세 번이나 다시 찍게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촬영이 힘들다"고 웃어 보였다.

친구들과 간만에 크리스마스를 맞아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분위기를 즐기러 나왔다는 신다은씨(29·여)는 "이런 축제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올해는 이태원에서 안좋은 일이 있어서 추모하느라 핼러윈 때는 조용히 지나갔다"며 "그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돼 여기저기 장식도 예쁘게 되고 연말 느낌이 나서 좋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나연씨(18)도 "오랜만에 연말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올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목표였는데 계획을 잘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가 열리고 있다. 2022.12.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성탄절 맞아 이태원 참사 기리는 예배·미사도 열려

이날 이태원에는 성탄절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예배·미사 등도 진행됐다.

성공회 나눔의집 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11시30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구 이태원 광장 합동 분향소 앞에서 '추모와 연대의 성탄절 연합 성찬례'를 진행했다.

민김종훈(자캐오)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신부는 "성탄절로 더 환하고 떠들썩한 오늘, 살아있었다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텐데"라며 "우리들의 기도가 희생자와 유족, 생존 피해자, 지역 주민과 상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응원이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또 오후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도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성탄대축일 미사를 진행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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