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이동국 군면제 무산시킨 ‘군대 가라 슛’ 해명 “미안해 울었다”(뭉찬2)

[뉴스엔 서유나 기자]

전 축구선수 이영표가 이동국의 군면제를 무산시킨 군대 가라 슛에 대해 20년 만에 비화를 공개했다.

12월 25일 방송된 JTBC 예능 '뭉쳐야 찬다 2'(이하 '뭉찬2') 72회에서는 대한민국 레전드 수비수 이영표가 강원FC 프런트 팀을 이끌고 출격했다.

이날 이영표를 게스트로 모신 김성주는 "이 얘기는 예민한 문제인데 어쩌다벤져스라서 한다. 이동국이 등장한다. 이 얘기는 축구사 야사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지만 공식적으로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는 20년 묵은 과거"라면서 일명 '이동국 군대 가라 슛'을 언급했다.

2002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같은 해 열린 부산 아시안 게임. 한국 대표팀은 4강전에서 이란을 만나 팽팽한 경쟁을 펼쳤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갔고, 한국과 이란 선수들 모두가 골을 넣은 가운데 단 한 사람, 이영표만이 골을 넣지 못했다. 경기에 이동국 등 선수들의 군 면제(병역특례)가 걸려있던 만큼 해당 슛은 '이동국 군대 가라 슛'이라고 불렸다.

이영표는 잠시 당혹하더니 "내가 차겠다고 했다. 솔직히 자신도 있었다. 실제 공을 놓고 가는데, 승부차기가 원래 부담스럽다. 그날은 너무 자신 있고 골대도 엄청 커보이고 오른쪽이 이만큼 있더라. 골대를 맞고 하늘에 떴다"고 회상했다.

이동국은 이에 "부담이 없었으니까"라면서 이영표가 2002 한일월드컵으로 이미 군면제를 받았던 사실을 전하곤 "20년 지나니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잖나. 당시 우리는 금메달을 못 땄다는 것에 고개 숙이고 로커룸에 있는데 (이영표가) 또 거기서 말을 했다. '축구를 하다보면 이런 날이 있고 저런 날도 있다'고. 우리 전부 다 보면서"라며 당시의 살기어린 눈매를 다시 보여줘 웃음케 했다.

이영표는 "그때 제정신이 아닌 게 나타난 것. 제가 어느 정도였냐면 경기 끝나고 처음으로 숙소에 들어가 미안해서 울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동국은 "아무도 본 사람이 없지 않냐. 로커룸에선 전부 다 울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영표는 "그 다음날 샤워장에 갔더니 동국이가 있더라. 미안하다고 하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도 얘기하라더라. 내가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가 다 사과했다. 지금이야 웃으며 얘기하지만 당시엔 엄청난 사건"이라고 재차 전하며 "어쨌든 이동국이 군대를 갔잖나. 또 엄청나게 잘했다. 우승도 엄청 했다"고 전화위복이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당시 이동국의 군 선임이었던 조원희는 "매번 동국이 형이 와서는 지나가면서 맨날 말씀하시는데 다 들린다. '이영표 때문에 군대 왔다'고. 계속 '이영표 때문에 군대 왔다'더라"며 "왜 슈팅이 더 좋아졌는지 아냐. 맨날 공 찰 때 (분노를 실어) '이영표!' 하면서 차서다"라고 너스레 떨어 웃음을 줬다. (사진=JTBC '뭉쳐야 찬다 2'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