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입고 달렸다…전주 호텔 예식장 바닥균열로 대피소동

이재은 2022. 12.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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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큰 파열음과 함께 바닥에 금이 가는 사고가 발생해 하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2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2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한 호텔 예식장 3층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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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의심해 수십여명 대피
안내방송·안전요원 배치 없어
신부 “한 번뿐인 결혼식, 악몽 돼”
호텔 “수축했던 바닥재 팽창해 파손”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전북 전주의 한 호텔 예식장에서 큰 파열음과 함께 바닥에 금이 가는 사고가 발생해 하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24일 전북 전주시 한 호텔 예식장 타일 바닥재가 파손돼 관계자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 사고로 하객 등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2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한 호텔 예식장 3층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균열이 생겼다. 또 금이 간 타일이 큰 소리를 내고 부서지면서 바닥이 패기도 했다.

예식장 앞에 모여 있던 하객들은 “지진이다”, “빨리 밖으로 피하라”며 계단으로 향했고 수십여명이 빠져나오는 바람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대기실에 있던 신부와 신랑, 가족들도 하객들의 비명을 듣고 황급히 예식장을 빠져나왔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영하의 날씨에 무작정 밖으로 내달렸다고 한다.

호텔 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는 파손된 바닥에 카펫을 깔고, 벽면에 안내문을 붙였다.

이 같은 대피 소동 이후 혼주가 호텔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묻자 호텔 측은 “다른 층에 있는 예식장에서도 식이 진행 중이어서 안내방송은 하지 않았다”며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부는 이날 연합뉴스 등과의 통화에서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그야말로 악몽이 됐다”며 “결혼을 축하해주려고 먼 길을 달려온 하객들이 식도 못 보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돌아가서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인솔하는 안전요원도 없었고 대피하라는 안내방송도 없었다”며 “결혼식도 망쳤는데 호텔에서 ‘왜 이런 일로 예민하게 하냐’는 식으로 비아냥대기까지 해서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호텔 측은 영하의 날씨에 수축했던 바닥재가 난방기 가동에 따른 실내 온도 상승으로 팽창해 파손됐다며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호텔 임원은 “사고 이후 바로 보수에 들어가 밤새 바닥을 고쳤다”며 “날씨가 춥다 보니까 타일 바닥재를 쓰는 다른 건물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마 예식장마다 안내하는 직원들이 있었을 텐데 대피까지는 신경을 못 쓴 것 같다”며 “혼주 측에 사과했는데 왜 언론에까지 알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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