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選이 대한민국 바꾼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게임 체인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구현하기 위해 지금부터 '부산 이니셔티브'를 시작합니다."
지난 11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엑스포 유치 3차 경쟁 PT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표가 끝나자 다른 어떤 국가의 발표 때보다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필자는 국회 2030 부산 엑스포 특위 간사로서 파리 현장에 있었는데, 이날 발표장뿐만 아니라 리셉션과 각종 오 만찬 행사, 센강 거리에서도 부산 엑스포 유치에 대한 높아진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2030 부산 엑스포의 성패가 판가름 나기까지 이제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차원의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민관이 합동으로 총력전을 펼친 결과 사우디가 압도적이었던 엑스포 유치전 구도를 한국과 사우디 2파전 양상으로 만들어 냈다. 역전의 서사가 마련된 셈이다. 이 기세를 이어 역전을 완성하기 위해 이제는 한국만의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
첫째, BIE 회원국들에게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제공하는 '하우 투 피쉬' 전략을 엑스포 교섭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사우디가 막강한 오일머니로 당근을 제시한다면, 한국은 ODA와 같이 지속가능한 개발 지원 사업을 앞세워 차별화된 매력으로 BIE 회원국들의 마음을 끌어내야 한다. 170개 BIE 회원국 중 70% 이상이 개발도상국이다. 개발도상국 성공 신화를 쓴 한국이 직접 개도국에게 맞춤 ODA 프로그램과 발전 노하우를 함께 지원하는 교섭 카드는 오일머니와의 경쟁에서도 분명 승산이 있다.
ODA의 핵심 가치는 지속가능한 발전인데, 이 점을 엑스포가 열릴 2030년이 UN 지속 가능발전 목표(SDGs)의 해라는 상징성과도 연계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 교섭을 위한 ODA 예산을 기존의 115억 원에서 780억 원으로 7배 가까이 확대했다. 확보된 예산뿐만 아니라 추경을 통해서라도 BIE 회원국들에 대한 ODA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둘째, '소프트 파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는 압도적 규모의 엑스포 인프라 즉 '하드 파워'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류·K-컬처로 불리는 세계적 수준의 '소프트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된 APEC 회원국 정상들의 만찬장에서는 케이팝이 흘러나왔고, 정상들 간에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아무리 많은 돈과 권력으로도 세계 정상들의 모임에 이런 현상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 지난 10월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BTS 콘서트에서는 7만여 명이 현장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229개 지역에서 4907만 건 이상의 온라인 스트리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단 2시간의 공연으로 그 어떤 것보다 탁월한 부산 엑스포 홍보 효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최근 BTS가 군 입대를 결정했지만, 복무 중에도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서의 활동 여건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한류를 통해 세계에 자리 잡은 한국에 대한 호감을 남은 1년간의 부산 엑스포 홍보에 최대한 연계시키는 것이 유치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셋째, 부산 엑스포 무대인 '북항'을 개벽(開闢) 해야 한다. 북항은 오랜 기간 해외에서 물자와 원료를 들여오는 '관문'이었다. 이제 북항은 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 문화와 기술을 들여오는 '새 시대의 관문'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해 원도심 통합 개발·해상도시 건설·교통 인프라 혁신 등의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3월 BIE 실사단이 북항을 방문해 2030 엑스포 유치 계획 타당성을 평가한다. 이때 북항이 엑스포 부지로서 가진 역사와 미래 비전을 실사단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북항 재개발 1단계에 이어 최근 예비 타당성조사를 통과한 2단계 역시 2030년까지 한 치의 차질도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수천만의 관람객들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과 여름 우기를 대비한 침수대책도 빈틈없는 점검이 필요하다.
부산 엑스포 유치로 거둘 경제적 효과가 약 61조 원에 달하고, 5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3대 국제행사(월드컵·올림픽·등록엑스포)를 전부 개최한 7개국에 합류하는 등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국익은 더 크다.
꺼져가는 한국의 성장 동력에 다시 뜨거운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지 부산의 엑스포만이 아닌 '한국 엑스포'라는 공감대를 더 넓게 만들어 가야 한다. 2030 세계엑스포 개최지 선정까지 마지막 1년,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게임 체인저를 통해 어렵게 만들어 온 역전의 서사를 해피엔딩으로 완성할 수 있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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