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선관위원장에 유흥수 내정… 속도 내는 與 당권 레이스

김주영 2022. 12. 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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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정부 예산안이 가까스로 연내에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이제 여권의 시선은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로 쏠리고 있다.

이미 '당원투표 비중 100%'를 비롯한 전대 룰을 확정한 국민의힘은 전대 선거관리위원장에 유흥수 상임고문을 내정하는 등 전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 비대위가 최근 당원투표 비중 100%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전대 룰 개정 작업을 마쳤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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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26일 임명안 의결 예정
차기 전당대회 2023년 3월 초 유력
지도부 총선 공천권 ‘막강권한’
총선 결과 따라 尹정부 후반 명운
권성동·김기현·안철수 등 출마 뜻
나경원·유승민 등판 여부도 관심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이 가까스로 연내에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이제 여권의 시선은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로 쏠리고 있다. 이미 ‘당원투표 비중 100%’를 비롯한 전대 룰을 확정한 국민의힘은 전대 선거관리위원장에 유흥수 상임고문을 내정하는 등 전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 개막하면서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주자들의 등판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 23일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전대 경선의 공정한 운영을 맡을 선관위원장에 유 상임고문을 추천하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내무부 치안본부장과 충남도지사, 4선 국회의원, 주일대사 등 행정·입법·외교 분야를 두루 거친 유 상임고문은 현재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여권 원로다. 당 비대위는 26일 회의에서 유 상임고문을 전대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유 상임고문이 최근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퇴계(이황)는 정치는 사(私)를 버리는 것이라 했고, 율곡(이이)은 성의(誠意)를 다하는 일이라 했다’고 쓴 구절을 거론하며 “당대표 후보자들이 사를 버리고, 윤석열정부 성공을 위한 성의를 다하도록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내로 (전대) 선관위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대 당일 행사를 준비하는 전대준비위원회(전준위)는 선관위 안에 두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전대는 정 위원장의 임기 종료 직전인 내년 3월 초 치러질 것이 유력하다. 이번에 선출될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2024년 4월 총선(국회의원선거)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막강한 권한을 거머쥘 수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윤석열정부 후반기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재까지 공식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으로는 원내의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원외의 황교안 전 대표 등이 있다. 이들 중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대표적인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 의원과 김 의원, 윤 의원 등이다. 특히 또 다른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일명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나오는 김 의원은 상당수 친윤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유흥수 상임고문. 뉴시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투톱’을 형성 중인 원외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나 전 의원은 친윤계, 유 전 의원은 비윤계로 각각 분류된다.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일반 국민 지지도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난 유 전 의원은 연일 윤 대통령과 정부, 당내 친윤계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비윤계 대표 주자로 자리를 잡았다. 일찍부터 출마설이 제기됐던 나 전 의원은 전대를 앞두고 현 정부에서 부총리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에 연달아 임명된 점이 변수로 거론된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당대표 되세요’”라며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대표는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라고 반문했다.

당내에선 내후년 총선이 결국 윤석열정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만큼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의 향배가 다가올 전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당 비대위가 최근 당원투표 비중 100%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전대 룰 개정 작업을 마쳤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친윤계 주자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비윤계가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책임당원이 지난 전대보다 3배가량 늘었다는 점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주자들 간 이합집산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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