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22일이나 지각해 놓고 지역예산 자랑하는 의원님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진통 끝에 법정 처리 시한을 22일이나 넘겨 가까스로 처리됐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뿐 아니라 정기국회 폐회일(9일)에 이어 국회의장이 통보한 시한(15일)까지 어겼다.
결과적으로 국회의원들은 원래 정부 예산안에 없던 예산 4300억원을 만들어냈다.
밀실에서 만든 짬짜미 예산이 국민 전체를 대표한 국회의원이 만든 것일까? 그들은 동네에 그 플래카드 하나 걸기 위해 예산안 발목을 꼭 붙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죄송해야 할 의원들, 지역예산 자랑에 여념없어
타당성 여부 알길 없는 쪽지예산 4300억 만들어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진통 끝에 법정 처리 시한을 22일이나 넘겨 가까스로 처리됐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처리다.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뿐 아니라 정기국회 폐회일(9일)에 이어 국회의장이 통보한 시한(15일)까지 어겼다. 예산안이 통과되는 상황을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 기업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막상 국회의원들은 ‘죄송함’보다는 ‘자랑스러움’이 앞서는 모습이다. 예산안이 통과되자 앞다퉈 “지역예산 000억원 증액!”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구에 플래카드를 걸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법을 어겼으면 우선 사과해야 하는 게 순서일텐데, 도의보다는 표만 좇는 습성을 이번에도 버리지 못하고 지역예산 따낸 것을 내세워 지역민심 사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 예산 확정 과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공식 회의를 통해 합의하지 못한 예산안은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예결위 간사로 구성된 ‘소(小)소위’에서 논의됐다. 이 역시 불발됐고 결국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원내대표 간 담판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일반 국민은 알 수가 없다. 소소위 회의부터는 속기록 조차 없어서다.
결과적으로 국회의원들은 원래 정부 예산안에 없던 예산 4300억원을 만들어냈다. 그 유명한 쪽지예산으로 말이다. 얼마나 불요불급한 예산인지 따져봤을지 의문이지만 확인할 방법도 없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사회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밀실에서 만든 짬짜미 예산이 국민 전체를 대표한 국회의원이 만든 것일까? 그들은 동네에 그 플래카드 하나 걸기 위해 예산안 발목을 꼭 붙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누구집]'재벌집' 순양 본가 '정심재'는 어디?
- 전국 아파트값 IMF급 하락...헬리오시티 3년전 가격으로
- “휴전은 끝났다”…전장연, 1월 지하철 시위 재개
- '가짜 보수' 지목된 장성철 "김건희 여사 활동, 저는 긍정적으로 봐"
- 올해 종부세 150만원 내야 했던 A씨 부부, 내년 ‘제로’인 이유
- 성동일·김희원·로운이 '바퀴 달린 집'에서 타는 RV는?[누구차]
- 러, 크리스마스에도 우크라 공습…헤르손에 무차별 포격
- "비자발적" 무죄 주장한 방송인 에이미, 마약 범죄 징역 3년 확정
- 벤투 감독, 자국 언론과 인터뷰…“계약 기간 이견에 한국 떠나기로”
- 임영웅, 트로트 가수 브랜드 평판 부동의 1위…24개월 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