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인 6명 생사 모른채 北에… 이들에게 국가는 어디에 있나 [심층기획]

조병욱 2022. 12.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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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59) 선교사와 케네스 배(54·한국명 배준호) 선교사,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67) 목사는 최근 세계일보와 가진 서면·화상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었던 것은 자국 정부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 6명의 신변을 걱정하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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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3인 인터뷰
김학송·케네스 배·임현수씨
“자국민 구출·보호 국정 1순위
美·加 정부는 끊임없이 노력
文정부는 생사조차 확인 안해
막후접촉·외교채널 가동 필요”

“억류된 자국민을 구출하고 보호하는 것은 대통령과 정부가 해야 할 국정 1순위다. 그런 면에서 지난 정부(문재인정부)는 확실히 직무유기를 했다”(임현수)

“(북한 억류 시) 주중 미국대사관 측은 ‘설령 다른 나라에서 살인죄를 지었더라도 미국은 자국민 한 사람을 구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고 한다”(케네스 배)
(왼쪽부터)임현수, 케네스 배, 김학송씨.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59) 선교사와 케네스 배(54·한국명 배준호) 선교사,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67) 목사는 최근 세계일보와 가진 서면·화상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었던 것은 자국 정부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석방을 바라는 본국 국민들의 관심도 송환 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13일 캄보디아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북한 억류 한국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는 ‘프놈펜 성명’을 발표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관련기사 3면> 

2015년 1월 체포됐다가 949일 만에 풀려난 임 목사의 경우, 캐나다 정부는 잇따른 실패에도 북한 당국과 계속해서 송환 협상을 시도했고, 총리 특사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 송환 담판을 했다. 선교사 김씨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이 두 차례나 북한을 방문해서 협상한 끝에 가까스로 풀려날 수 있었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 6명의 신변을 걱정하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25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김정욱(59)·김국기(68)·최춘길(63) 선교사와 고현철(59)씨 등 북한이탈주민 출신 3명이 2013년 이후 10년 가까이 억류돼 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생사마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남북, 북·미 정상외교에 올인하면서도 북한 억류 국민의 석방 문제에는 눈을 감았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억류자 송환을 요청하지 않았다. 2018년 한 해 남북회담이 36차례나 열릴 정도로 교류가 활발했지만 정부는 이들의 생사 확인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배씨는 “한국 정부가 억류된 국민들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씨는 무엇보다 억류자들의 생사부터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건강이) 괜찮으실지 심히 우려된다”며 “북한과 막후에서 접촉하든, 외교 채널을 통한 접견을 시도하든 생사를 파악해 가족들에게 알려주는 게 긴급하다”고 했다. 김씨는 정부가 국내에 남아있는 억류자 가족들을 잘 예우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억류자 송환을 위해선 정부 못지않게 국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사회는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때 억류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반짝 높아졌다가, 대치 국면으로 치달으면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을 반복해왔다. 김씨는 “폼페이오 전 장관이 2018년 4월 1차 방북 때 우리를 못 데리고 나오니 미국 국민들이 ‘왜 해결을 못 하느냐’고 정부를 압박했다”고 했다.

배씨는 국내에 있는 억류자 가족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희 가족들이 초반에는 기다리다가 안 되겠다 싶어 CNN 인터뷰만 100번 넘게 했다고 한다”며 “국내의 가족들이 이제부터는 목소리를 내 여론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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