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당분간 '비싼 운동'.. 그린피 내렸더니, 캐디피·카트비 '훌쩍'
골프 수요 등 감소.. "추가 그린피 인상 등 자제" 불가피
중국 교포 수급, 캐디피 인하.. 카트비 등 높게 책정 우려
영업이익률 하락.. 규제 개선 등 다양한 정책 접근 필요
소비자 입장, 부담 경감·효율적 이용 등 구체적 대책 주문
장기간 코로나19 특수를 누려온 국내 골프장업계가 2023년 새해, 경기침체와 골프붐 진정 분위기 속에 변화 국면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그린피가 폭등했고 카트비, 캐디피까지 많이 올라 이용 부담을 키웠던 게 어느 정도 골프 수요가 줄어 그린피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하지만 부대 비용이 올라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반 상승하면서 부담을 키웠던 캐디피는 다시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도 지켜봐야할 상황입니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카트비가 오르는 등 상당기간 고비용 구조가 이어져 골퍼들의 부담 수준을 크게 끌어내리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려했던 해외로 골프 수요 유출이 미미하다곤 하지만, 결론적으로 골프장 수익률은 올해보다 떨어져 내부적으로도 대책 고민이 요구됩니다.
■ 그린피 '현상 유지'.. 비수기 가격 할인 등 동원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25일 '2023년 골프장 산업 전망'을 내놓고 달라질 국내 경기와 골프 시장 환경을 분석·예상했습니다.
우선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대내·외 지속되는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 골프붐은 초반보다는 진정 국면을 맞았다며, 향후 골프 수요가 줄어 골프장업계가 그린피를 추가 인상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카트비와 캐디피 인상 흐름이 지속돼 왔습니다.
2020년 5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대중 골프장의 그린피 평균 인상률만 해도 주중 33.3%, 주말 토요일 24.5%에 달했습니다.
서 소장은 "그린피 인상에 더해 캐디피는 팀당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카트비는 팀당 9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올라 골퍼들의 비용 부담을 더했다"며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2023년 새해부터는 그린피는 이전 수준 가격대를 유지하되, 비수기 시간대 그린피를 싸게 책정하는 등 방식으로 골퍼를 유치할 것"으로 업계 행보를 예측했습니다.
■ 대중형 분류... "권역별 비회원 평균 그린피 기준 도입해야"
정부 정책 향방도 주목했습니다.
새해에는 골프장 분류체계가 종전 회원제, 대중제의 2분류에서 회원제, 비회원제, 대중형 등으로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이에 따라 그린피가 비싼 대중 골프장들은 비회원제로 분류돼 세금 감면 혜택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비회원제 골프장 산정 기준을 정부 고시 기준대로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평균 그린피로 계산하면, 비회원제 골프장수는 제주를 비롯해 전국 242개 대중 골프장(18홀 이상) 가운데 40.5%인 98곳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비회원제 골프장의 기준 그린피보다 2만 원 정도 비싼 곳은 38곳 정도로, 이들 대중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인하해 기존 세금 감면 혜택을 계속 받으려 할 것이고 비회원제 골프장은 실제 60여 곳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미 그린피를 많이 인상한 제주 등 지방 대중 골프장들이 결국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대중형으로 남을 수 있다고 서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서 소장은 "대중형 골프장 신설 취지에 부합하려면 회원제 골프장의 권역별(수도권, 강원,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제주 등 6개 권역) 비회원 평균 그린피로 계산하는 게 맞다"며 "권역별 기준을 대입해 분류하면 비회원제 골프장이 98곳에서 154곳으로 늘어, 한층 대중형 도입 취지를 살릴 것"으로 전했습니다.
덧붙여 비회원제 골프장의 기준 그린피는 고시에서 제시한 성수기(5월, 10월) 평균치를 적용하기보다는 지난 1년간 최고 그린피로 변경하는게 합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서 소장은 “그린피를 대중형 골프장 기준으로 낮추는 대신, 카트비를 대폭 인상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선 보조지표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을 감안한 1인당 이용료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습니다.
■ 골프장 그린피 "2만 원 올리거나, 내리거나"
앞서 비회원제로 분류될 60여 군데 골프장 대부분은 세금 감면 축소분을 그린피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린피가 비싼 이들 비회원제에서 그린피를 추가로 2만 원 정도 올려도 고객 유치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는 탓입니다.
다만 그 이외의 38군데 대중 골프장들은 기존 세금 감면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그린피를 2만 원 정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새해 개장하는 골프장은 20여 곳으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증한 골프 인구를 충족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골프장업계의 시각입니다.
현재 추진 중인 골프장들 대부분이 관광단지에서 조성토록 해 수익성이 없는 각종 관광·숙박시설들을 만들도록 규정했습니다.
골프장 면적을 관광단지내 30% 이내로 조성하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요구하지만, 관광진흥법에 골프장 면적에 대한 규제사항도 없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중장기적으로 강력한 골프장 건설 규제 개선 노력 등이 병행되지 않고선, 신설 골프장 공급이 제한되면서 그린피는 상당기간 동안 고공행진을 지속할 수 밖에 없다"며 "때문에 그린피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상당히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022년말 국내 골프장수는 547곳으로 전년 대비 6곳이 늘었고 2023년 말 567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중국교포 캐디 수급 시작.. 캐디피, 추가 인상 어려울 듯
캐디피 등은 인상 요인으로 지목되던 수급난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새해부터 중국교포들이 캐디로 취직할 수 있게 되고 캐디 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캐디피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중국교포 캐디들은 4명의 골퍼들을 서비스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팀당 캐디피도 10만 원 수준에서 지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속 인상세를 이어온 캐디피는 2022년 7월 캐디 고용보험 의무화 조치로 추가 1만~2만 원 상승했습니다.
2012년 10만 원선이던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2014년 12만 , 2021년 13만 원, 2022년 14만~15만 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22년 연초 13만 원이던 팀당 캐디피가 14만~15만 원으로 올랐고 13만 원에서 14만 원, 15만 원으로 두 번 인상한 곳도 55곳에 달했습니다.
골퍼 1인당 캐디피 지출액은 2012년 21만2,000원에서 2021년에 28만5,000원으로 34% 올라 같은 기간 대중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 인상률 54.9%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 카트비, 소폭 오를 듯.. 골퍼들 불만 누적
골프장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로 꼽히는 카트비는 소폭 올라갈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팀당 카트비는 2018년까지 8만 원이 대세였지만 2021년에는 9만 원, 그리고 2022년은 9만~1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대중 골프장의 팀당 카트비는 2012년 평균 7만4,800원에서 2022년에는 9만1,100원으로 21.8% 인상됐습니다.
카트나 캐디는 골프장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동반하게 하는데, 카트비나 캐디피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면서 564만 골퍼들의 불만이 많은 실정입니다.
■ 골프장 수익성 둔화 예상.. 이용객 입장서 비용 대책 고민 필요
새해 그린피 인하 등에 1인당 소비 단가 하락으로 골프장 수익성 둔화도 예상했습니다.
골프장 분류체계 개편과 비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감소로 인해, 새해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최고치를 경신한 2022년보다 떨어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2022년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이용객수가 꽉 차고 그린피·카트비 등 이용료도 인상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회원제·대중제 합계 영업이익률이 39.7%로 2022년엔 40%대 초반까지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2021년 -2.2%인데, 한국 골프장이 40%를 기록한다는 것은 사실상 비싼 그린피로 골퍼들의 지갑을 털었다는 비난을 받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2022년 3분기까지 골프장 영업이익률(14개사 기준)은 35.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이 중 대중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56.1%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p 상승했습니다.
이를 감안해 대중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21년 48.6%에서 2022년에는 50%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새해엔 국내 경기 침체와 골프붐 진정에 따라 올해보다 다소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도 있겠지만, 강력한 골프장 건설 규제를 비롯한 여러 변수가 맞물려 상당기간 고비용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는 골퍼들의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이용 측면에서 규제 개선을 비롯한 다방면의 정책 단계의 고민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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