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연휴, 산타도 발 묶였다···북극發 한파에 얼어붙은 美

장형임 기자 2022. 12. 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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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은 미국에 초강력 한파가 몰아쳐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고 교통이 마비돼 각지에서 사람들의 발이 묶이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된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이 북미 전역을 덮쳐 24일(현지 시간) 한때 미국 내 정전 가구가 180만 가구에 달하고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 등으로 최소 22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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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사이클론' 북미 전역 강타···美 한때 180만 가구 정전
폭설에 소방차도 출동 못해···고립·교통사고 등 22명 사망
역대급 강풍·눈보라에 도로 마비, 항공편도 무더기 결항
연말까지 '생명위협 수준 강추위' 지속···피해 증가 우려
미국 뉴욕주 버팔로 이리카운티의 호숫가에 위치한 한 식당이 24일(현지 시간) 통째로 얼어붙어 있다. 로이터통신
[서울경제]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은 미국에 초강력 한파가 몰아쳐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고 교통이 마비돼 각지에서 사람들의 발이 묶이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폭설로 인한 사망자 수도 22명에 달했다. 앞으로도 며칠간 혹한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연말 한파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된 저기압성 폭풍인 ‘폭탄 사이클론’이 북미 전역을 덮쳐 24일(현지 시간) 한때 미국 내 정전 가구가 180만 가구에 달하고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 등으로 최소 22명이 숨졌다. 오후 들어 복구가 시작됐지만 이날 오후 11시 기준 여전히 30만 가구 이상에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다. 미국 정전 집계 전문 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메인·뉴욕·버지니아·뉴햄프셔·펜실베이니아주 등 북동부 지역에서 특히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전력 공급사인 PJM인터커넥션은 소비자들에게 전력사용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강추위가 지속될 경우 지역별 순환 정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주들과 전력망이 연계되지 않아 정전 피해에 취약한 남부 텍사스주에는 전력 긴급사태가 선포됐다. BBC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퀘벡주 등에서도 전력 공급이 끊겨 41만 명 이상이 혹한 속 정전 피해를 입었다.

캐나다의 토론토피어슨국제공항에서 24일(현지 시간) 수백 건의 항공편이 결항·지연되면서 수하물들이 적체돼 있다. AP연합뉴스

역대급 강풍과 눈보라로 도로가 마비된 것은 물론 항공편도 무더기로 결항됐다. 비행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서 3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7800건 이상이 지연됐다. 캐나다 국경에 인접한 뉴욕주 북서부 버팔로공항은 26일 오전까지 폐쇄됐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폭설로 거의 모든 소방차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완전한 화이트아웃(폭설·강풍으로 시야가 하얗게 차단된 상태)이다. 아마 (주) 역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뉴욕 버팔로시에서 수백 명이 차를 탄 채 6피트(약 180㎝) 높이의 눈더미 속에 갇혔다”며 “제설기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눈이 쌓여 구조대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사망한 사례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하이오 고속도로 순찰대가 사고 하루 만인 24일(현지 시간) 공개한 턴파이크고속도로 50중 추돌 사고 현장 모습. EPA연합뉴스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강추위도 이어지고 있다. CNN은 미국 국립기상청(NWS)을 인용해 24일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 기온이 사상 최저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탤러해시·필라델피아·피츠버그는 역사상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았고 워싱턴DC와 뉴욕은 각각 30년, 10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일부 북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평년보다 15도 이상 낮은 영하 45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NWS는 “체감온도가 위험한 수준까지 급강하한 미 중부와 동부 전역에서는 5~10분 안에 동상을 입을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이동은 극도로 위험하거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인구의 약 60%에게 각종 기상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NWS의 애시튼 로빈슨 쿡 기상학자는 “온화한 날씨가 서부 지역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동부 지역으로 옮겨가며 화요일(27일)까지 고원지대 및 중부지방 기온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동부 해안 지역은 금요일(30일)까지도 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형임 기자 j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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