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취약기업 금리 감면 '中企 안심전환대출' 검토
금리 상한형 대출도 논의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판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검토한다. 성실하게 대출을 상환 중인 취약 중소기업의 고금리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이자, 내년 50조원 규모 중소·벤처기업 금융지원을 추진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춘 행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대출 담당 실무자들은 지난 22일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중소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의논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주요 은행 부행장과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한 이후 진행된 실무진 회의다.
이날 은행들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은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만 취급하는 상품이다.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은 고정금리 대출의 적용 금리를 변동금리 대출금리와 같은 수준까지 최대 1.0%포인트 감면해준다. 예를 들어 고정금리가 5.80%, 변동금리가 5.30%로 0.5%포인트 차이 나면 고정금리를 변동금리 수준까지 0.5%포인트를 감면해 고정금리를 5.30%로 맞추는 방식이다. 금리가 갑자기 내려갈 때를 대비해 대출을 받은 후 6개월 주기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옵션부 대출 상품이기도 하다.
은행들은 이자를 성실히 납부해온 중소기업이 대출을 연장하는 경우 일정 수준의 금리를 넘는 이자는 대출 원금 상환에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에 적용하는 가계대출 원금 감면 프로그램을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셈이다.
예컨대 1억원을 빌린 A기업의 대출금리가 연 7%라면 6% 초과 금리(연 1.0%)를 깎아주고, 700만원의 전체 이자 중 이자 감면액인 100만원으로 대출 원금을 대신 갚아준다. 대출 조기상환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을 위한 금리 상한형 대출도 취급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상황이 어려워져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미리 일정 수준의 금리 상한을 정해둬 기업의 이자 부담을 완화해 주겠다는 취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조율한 뒤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구체화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이 같은 대책에 나서는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출을 늘린 중소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소기업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를 넘는 비중이 69.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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