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범죄에 쿠르드人 희생" 파리서 폭력 시위
차 뒤집고 상점에 불질러
쿠르드족을 겨냥한 인종차별성 무차별 총격 사건이 촉발한 프랑스 파리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는 과정에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시위 진압을 위해 나선 경찰과 쿠르드족이 충돌하면서 3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리 중심가 레퓌블리크 광장을 중심으로 쿠르드족 수백 명이 집결해 무차별 총격으로 사망한 피해자를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당초 시위대는 경찰의 허가를 받고 시위에 나섰으나 행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폭력 사태로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폭력 사태로 경찰과 시위대 등 30여 명이 부상을 입고 최소 11명이 체포됐다. 거리에 주차돼 있던 차들은 뒤집혔고, 상점들은 창문이 깨지거나 화염에 휩싸이는 등 공격을 받았다.
일부 시위자들은 최루탄으로 대응하는 경찰을 향해 정체불명의 파편들을 던졌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2시간 넘게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3일 한 백인 남성이 쿠르드족의 주요 생활권인 파리 10구에 위치한 아흐메트-카야 문화센터와 주변 식당, 미용실 등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상을 입은 다른 3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9세의 백인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권총과 함께 약 25개의 탄피가 담겨 있는 탄약통과 장전된 상태의 탄창들도 발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로, 쿠르드족을 겨냥해 이번 테러를 계획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경찰을 향해 '자신이 몇 명을 죽였느냐'는 질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과거 프랑스철도공사(SNCF)에서 일하다 은퇴한 인물로, 지난해 12월에는 이주민 텐트존에서 흉기를 휘둘러 수감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의사 소견에 따라 조사를 일시 중단하고 용의자를 정신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치료가 끝나면 다시 용의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태 이후 쿠르드족 시위대는 24일 다시 광장 주변에 모여 국가 차원의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프랑스 쿠르드민주협의회(CDF-F)의 베리반 피라트 대변인은 "우리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10년 동안 10명의 쿠르드족 활동가가 파리 중심가에서 대낮에 살해됐다"고 지적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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