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3년만에 인파 몰린 크리스마스 거리 가보니
명동역에는 역무원 십수명 배치돼 안전 지도
일부 시민, 인파 걱정에 이른 귀가
"이태원 참사·추운 날씨에 차분한 분위기"
경찰·지자체 인파 관리…중구 노점상 휴업하기도
[파이낸셜뉴스] "명동에 여러번 왔는데 오늘 사람이 가장 많네요. 빨리 이동해야겠어요." "이런날 위험해질까 싶어서 안나오는 친구들도 요즘 많아졌어요."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오후 6시. 4호선 명동역 곳곳엔 경광봉을 든 역무원들이 십수명 가까이 배치돼 확성기를 들고 인파를 분산시키고 있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거리두기 없는 크리스마스'에 서울 도심가는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이날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도 지난 10월 벌어진 '이태원 참사' 여파에 귀가길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일찍 귀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고, 같이 오기로 한 사람들 중엔 집에 있겠다며 나오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지자체와 경찰은 인파관리대책을 세우고 안전사고 대비에 분주했다.
■북적인 명동, "일찍 귀가하겠다", "사람 많아도 외국인 없어 힘들어"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8가길 도로는 영하 5℃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에서도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캐럴 소리가 인근 가게에서 흘러나오며 팔짱을 낀 연인과 쇼핑백을 든 가족이 삼삼오오 지나갔다.
몰린 인파에 일찍 귀가를 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인과 데이트를 나온 최성일씨(24)는 "한 달 전에도 명동에 왔을 정도로 자주 오는데 오늘이 지금까지 본 명동 가운데 가장 사람이 많았다"며 "사람이 몰릴 것 같아 조금만 돌아다니다가 저녁만 먹고 바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쇼핑을 나온 주민혁군(17) 또한 사람이 많아 다른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주군은 "연말이고 올해도 얼마 안 남았으니 놀러나왔다"며 "주변에서는 몰리는 인파나 코로나19를 걱정해서 아예 나오지 않은 사람도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상인들도 몰린 인파에 정신 없는 모습이었다. 조그만 소품 가게에서 한 달째 아르바이트 중이라는 히엔씨(27)는 "평소에는 이렇게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는다"며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결제한 손님만 30명"이라고 전했다.
다만 화장품 가게만 20년 운영했다는 사장 김모씨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아직 많이 안 와 힘들다"며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비해 매출이 30%밖에 안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오후 5시께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20~30대 젊은 층이 넘쳤다. 셀프 사진관을 즐기거나 밤새 놀겠다는 20대도 있었다. 이날 강남역에도 경찰관 1명이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외치며 인파를 통제했다.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취업 준비생 우모씨와 박모씨(27)는 "여자친구가 없어 강남역으로 놀러 나왔다"며 "택시비 할증도 비싸고, 오늘은 택시가 잘 안 잡힐 것 같아서 (재밌다면) 밤새서 놀고 첫 차를 타고, 재미없으면 막차를 타고 갈 거다"라고 웃음 지었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셀프 사진'을 통해 추억 남기기에 열중했다. 강남역 맛의 거리 초입에 위치한 셀프 사진관 근처는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섰다.
동갑내기 친구 직장인 정모씨와 김모씨는 "내년에 서른이라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30분정도 기다렸다"며 "오늘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기 바란다"고 황짝 웃었다.
일부 시민들은 기대보다 연말 분위기가 덜 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빨간 털모자를 쓴 채 데이트를 나온 대학생 김지은씨(22)은 "연말 분위기를 느끼러 일부러 사람이 많을 것 같은 곳으로 나왔다"며 "그런데 이태원 참사도 있고, 날씨도 추워서 생각보다 차분하게 연말을 맞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3년 만에 북적이는 성탄 전야에 경찰과 지자체는 인파 관리 대책을 세웠다. 경찰청은 성탄절 주말 서울 명동·강남역·홍대, 부산 광복로, 대구 동성로 등 전국 37곳에 50만여 명이 운집할 것으로 관측하고 인파 관리를 위해 경찰관 656명과 기동대 8개 부대를 배치했다. 중구는 이날(24일) 노점상과 협의해 모두 휴업했다. 인파 밀집에 대비해 안전한 보행로를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남 #명동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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