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에 … 국산차 내수 판매 9년來 최저
글로벌 복합 위기로 성적 저조
하반기 반도체 수급 풀렸지만
고금리로 신차 할부금리 급등
구매 계약취소 속출도 '한몫'
올해 현대자동차 등 국산차의 내수 판매량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공급망 차질,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산차 내수 판매는 13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142만5000대)보다 2.5% 감소한 수준이며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겪었던 2013년(137만대)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국산차 내수 판매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2020년 160만3000대를 찍은 뒤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수입차 내수 판매가 30만대 안팎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9년 전에는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면, 올해는 원인이 복합적이다. 연초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세계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아 차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 우선 내수를 보면 작년부터 누적된 대기수요가 적지 않았다. 여기에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이 올해 6월 30일에서 오는 12월 31일까지로 6개월 연장됐다. 오는 31일까지 제조장에서 출고된 승용차에 대해서는 법정 개소세율에서 30% 인하(5%→3.5%)된 탄력세율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세계 공급망 차질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지체가 더해지면서 재고 부족과 동시에 초유의 대기수요 적체현상이 발생했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됐지만, 이번에는 세계 경기 침체와 급격한 금리 인상이 내수 판매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고금리로 신차 할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신차 구매 계약 취소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의 신차 할부금리(36개월 기준)를 보면 지난 4월 2.7%에서 11월 5.9%로 2배 이상 올랐다.
내년과 관련해서는 기관별로 전망이 엇갈린다. 자동차산업협회는 2023년 국산차 내수 판매가 올해보다 2.2% 증가한 14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는 "반도체 수급 회복으로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약 12만대로 추정되는 누적된 대기물량이 해소돼 내년 상반기 내수를 이끌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도 반년 더 연장됐다.
반면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내년에도 국산차 내수 판매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병목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이란 예측이 있지만, 경기 위축으로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반도체 기업도 있다"며 "이들이 수익성이 낮은 차 반도체를 증산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형 이하 모델 생산이 줄면서 전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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