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휴전은 없었다…러 포격으로 우크라인 10명 사망
성탄 전야에도 러시아군의 공격은 계속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개월째인 24일(현지시간) 남부 헤르손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야로슬라프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포격으로 애초 알려진 것보다 3명 더 많은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유리 소보레우스키 헤르손 제1부의장은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헤르손 자유광장에 있는 슈퍼마켓 옆에 떨어져 시장 상인들과 행인들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헤르손 당국은 러시아군이 전날에도 헤르손 지역을 74차례 포격해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잇는 요충지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러시아에 빼앗겼던 헤르손을 지난달 8개월여 만에 탈환했다. 이후 러시아는 헤르손의 주요 기반 시설에 연일 포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타는 차량과 시신, 파괴된 건물 사진을 올리고 “SNS는 이 사진들을 민감한 콘텐츠로 표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것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들의 실제 삶”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이 춥고 어두운 성탄절을 보내게 됐지만 시민들의 항전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를 결정한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로부터 성탄절과 신년 행사를 빼앗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리는 기적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공격과 위협, 핵무기 협박, 테러, 미사일 공습을 견뎌냈다”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겨울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화상 연설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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