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커진 李 '文心 끌어안기' 안간힘

1월초 부울경 민생투어때
文 전대통령과 면담 추진
봉하마을도 들러 예방할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서 소환 통보를 받고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며 '비명계'를 중심으로 용퇴론이 불거지자 '문심(文心) 끌어안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한 상황과 맞물려 당내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내년 1월 첫째 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민생 경청투어'를 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취임 둘째 날인 지난 8월 29일 최고위원들과 함께 경남 양산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과 환담한 바 있다. 인근 봉하마을에도 들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면담한다. 당대표실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아직 최종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고 밝혀 문 전 대통령 측과 조율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친문(친문재인)계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도 문심 끌어안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민주연구원장은 당대표 측근이 맡아왔다.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도 몸담은 정책통으로, 친노·친문계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검찰 소환 통보 이후로 친문을 포함한 비명계를 향해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23일 오전 강원 춘천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검찰이 서해 피격 사건이나 월성 원전 등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방위적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강조한 것을 두고 친문계를 향한 '단일대오 당부'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친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시에 겨누고 있는 것 아니냐. 사실상 운명공동체"라며 "전해듣기로 문 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22일에는 강릉과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세상이 아무리 되돌아가려고 해도 든든히 손을 맞잡고 끝까지 버티고 나아가면 결국 국민의 세상, 희망 있는 나라가 만들어지지 않겠는가"라며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커도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진 않다. 이럴수록 우리가 작은 차이를 넘어서 서로 손을 잡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