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현학파' 태두 경제학자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김태훈 2022. 12. 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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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재분배와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강조해 우리 경제학계에서 대표적인 진보 성향 학자로 꼽혀 온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가 24일 별세했다.

이후 상대에서 이름을 바꾼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활동해왔으며, 1993년 7월 학자로서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되었다.

이 시기 고인은 후진 양성에 힘써 분배와 균형을 중시하는 그의 경제 이론을 따르는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을 일컫는 '학현학파' 형성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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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와 '균형'에 초점… 자본주의 불완전성 짚어
국내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 사이에 '대부'로 통해
1992년 정년퇴임 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역임

소득 재분배와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강조해 우리 경제학계에서 대표적인 진보 성향 학자로 꼽혀 온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가 24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대학민국학술원에 따르면 고인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6·25전쟁의 와중인 1951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이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석사(1957)와 경제학박사(1968) 학위를 차례로 취득했다. 1955년 모교인 서울대 상대 강사가 된 것을 시작으로 교단에 서기 시작해 교수, 학장 등을 거쳐 1992년 정년퇴임 때까지 강의와 연구,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 이후 상대에서 이름을 바꾼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활동해왔으며, 1993년 7월 학자로서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되었다.
‘학현학파’의 태두로 불리는 진보 경제학계의 거목 변형윤(1937∼2022) 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제공
고인은 학문적 성취를 인정받아 한국계량경제학회, 한국사회경제학회, 한국경제학회, 한국경제발전학회, 한국사회정책학회 등 경제학 분야의 여러 학회장을 두루 역임했다. 성장보다는 ‘분배’. 어느 특정 분야의 독주보다는 ‘균형’에 방점을 찍은 진보적 경제학자답게 사단법인 노사문제협의회 이사장, 사단법인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 한국노동연구원 이사장, 한겨레 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사회경제학회 이사장 등을 맡아 ‘노동’과 ‘사회’, 그리고 ‘통일’ 관련 사안에까지 뚜렷한 목소리를 냈다.

1980년 5공 신군부가 정권을 잡았을 때에는 ‘요주의 인물’로 찍혀 서울대 교수에서 해직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 시기 고인은 후진 양성에 힘써 분배와 균형을 중시하는 그의 경제 이론을 따르는 진보 성향 경제학자들을 일컫는 ‘학현학파’ 형성으로 이어졌다. 학현(學峴)은 고인의 호(號)다. 지난 문재인정부 시절 요직에 중용된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고인의 학맥을 이은 학현학파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제학 연구는 물론 민주화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다산경제학상(1987), 국민포장(1992), 서울특별시문화상(2001) 등을 받았다. 특히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은 김대중정부 시절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2000) 수훈자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저서로 ‘통계학’(1959, 일조각) ‘한국경제론’(1977, 유풍출판사) ‘한국경제의 진단과 반성’(1980, 지식산업사) ‘한국경제연구’(1989, 유풍출판사) 등이 있다. 그 외에 ‘한국의 경제성장 고용, 임금’(1967, 경제논집, 서울대) ‘아담 스미스와 현대경제학’(1976, 경제논집, 서울대) ‘경제민주화의 과제’(1988, 경제학연구) 등 논문도 다수다. 교수 정년퇴임 이후인 1997년 한국에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 성과를 모아 ‘경제구조조정과 IMF 프로그래밍’(2001, IMF체제와 한국경제)이란 논문을 집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 자녀 변기홍·기원·기혜씨, 며느리 김찬희씨, 사위 최익권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9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02)3010-2000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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