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가르쳐 달라며 대뜸 찾아온 전인지…앵무새와 덤보, 이제 한 캔버스에서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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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작가(61)의 트레이드 마크는 화려한 색감과 경쾌한 필치, 그리고 앵무새다.
앵무새는 박 작가, 아기 코끼리 캐릭터인 덤보는 전인지를 상징한다.
박 작가 개인전을 찾은 전인지가 대뜸 "그림을 배우고 싶다"고 한 것.
전인지는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 덕분에 마음이 편해지면서 골프에 대한 열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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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가 너무 유명해 처음엔 고민
일단 각자 생각나는 이미지 그려
그 작품이 '앵무새, 덤보 만나다'
앞으로도 틈틈이 공동작업 할 것
박선미 작가(61)의 트레이드 마크는 화려한 색감과 경쾌한 필치, 그리고 앵무새다. 이걸 활용해 인문학적 사유와 깨달음이란 무거운 재료를 쉽고 밝게 표현해낸다. 이런 그의 그림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4승을 거둔 ‘스타 골퍼’ 전인지 선수(28)가 푹 빠졌고, 그 길로 두 사람은 사제의 연을 맺었다.
서울 홍지동 본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앵무새, 덤보를 만나다’는 이들의 협업 전시다. 앵무새는 박 작가, 아기 코끼리 캐릭터인 덤보는 전인지를 상징한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동 작업한 11점을 포함해 모두 38점이 걸렸다.
박 작가가 전인지와 인연을 맺은 건 1년 전 이맘때였다. 박 작가 개인전을 찾은 전인지가 대뜸 “그림을 배우고 싶다”고 한 것. 박 작가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전인지가 당시 전시장에 걸린 작품 ‘9번째 지능’을 한 시간 넘게 꼼꼼히 보는 데서 진지함을, 배움을 청하는 눈빛에서 간절함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14일 전시장에서 만난 전인지는 “작품 ‘9번째 지능’에 담긴 다채로운 색상,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앵무새의 눈을 보면서 저의 불안함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그림을 배우고 싶었다”고 했다.
박 작가는 “제자가 너무 유명한 사람이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며 웃었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가르치는 대신 함께 작품을 만들면서 공부시키기로 했죠. 여덟 색의 파스텔로 자유롭게 칠하고, 각자 생각하는 이미지를 그렸습니다. 그 작품이 전시의 대표작인 ‘앵무새, 덤보를 만나다’예요.”
정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면서 사제관계는 끈끈해졌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함께 읽은 책 중 하나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입니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한 건 힘이나 지능이 아니라 ‘친화력’ 때문이란 내용이에요. 승리에 목매지 않고 자기 리듬에 맞춰 노력할 때 작품 활동도, 선수 생활도 더 잘될 거라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전인지는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 덕분에 마음이 편해지면서 골프에 대한 열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6월 LPGA 메이저대회 위민스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긴 슬럼프를 끊었다.
박 작가는 “전 선수를 가르치면서 오히려 내가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전인지의 과감하고 자유로운 표현, 특유의 에너지에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스승과 제자는 앞으로도 틈틈이 공동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전 선수와의 만남 덕분에 ‘그림으로 다른 이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내년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연작을 함께 그릴 계획입니다. 아동 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수많은 상징을 내포한 심오한 책이죠. 그림을 통해 이런 내용을 함축적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는 다음달 7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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