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소비기한제 … 요거트 55일로 늘어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2. 12. 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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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보다 최대 2배 연장
두부 27일·소시지 61일로
소비기한 지나면 먹지말아야

내년 1월 1일부터 식품 포장재에 표시됐던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바꾸는 '식품의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을 앞두고 식품 구매·섭취에서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기한은 제조·유통사가 식품을 제조·포장한 뒤 판매할 수 있는 기한을, 소비기한은 소비자가 식품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준수할 경우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말한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소비기한연구센터에 따르면 향후 식품에 표시되는 권장 소비기한은 품질안전한계기한(제조·포장 후 식품 안전 측면에서 품질이 유지되는 기한)의 70~9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기한은 통상 품질안전한계기간의 50~70%로 설정됐다. 소비기한은 유통기한의 최대 2배로 길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언제까지 섭취해도 되는지 명확하지 않은 영업자 중심의 유통기한 대신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2023년 1월 1일부로 시행되고 시행일 이후 제조·가공하거나 수입을 위해 선적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다만 가공유·발효유 외 냉장 우유류에는 낙농·유가공 산업의 대응기간을 확보하고 냉장 유통 환경을 개선(5~10도)하기 위해 2031년 1월 1일부터 도입하고, 2023년 12월 31일까지는 계도기간을 부여해 기존의 유통기한이 표시된 포장재를 사용할 수 있다.

소비기한연구센터가 식약처 위탁과제로 이달 1일 내놓은 '식품 유형별 소비기한 설정 보고서: 영업자 안내서'에 따르면 유산균 또는 유크림을 발효해 만든 제품인 플레인 요거트는 그동안 포장재에 유통기한(생산·포장 후 31일)을 기준으로 날짜가 표시됐지만, 내년부터는 권장 소비기한(55일)을 기준으로 바뀌어 표기된다. 예를 들면 12월 25일 생산된 플레인 요거트 제품에는 소비기한이 2023년 2월 18일로 표시된다. 두부(밀봉 냉장 제품 기준)는 유통기한 21일에서 권장 소비기한 27일로 바뀌고, 가공유인 딸기우유는 16일에서 24일로, 삼각김밥은 48시간에서 61시간으로 변경된다.

이 밖에 주스(과채음료)는 생산·포장 후 유통기한 20일에서 권장 소비기한 35일로, 생면은 30일에서 36일로, 소시지(돼지고기)는 40일에서 61일로, 즉석섭취 어묵탕은 11일에서 16일로, 불고기 밀키트는 7일에서 9일로 바뀌어 표시된다. 다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산출된 권장 소비기한은 대표 품목을 중심으로 산정한 것으로, 실제 식품 제조·유통 현장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같은 유형의 식품이라도 각 제품에 표시되는 소비기한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에 대해서는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통기한은 품질안전한계기한과 차이가 다소 컸지만 소비기한은 식품 유형별로 품질안전한계기한과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품질안전한계기한이 지난 식품은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식약처는 산도(pH), 수분활성도, 보관 온도 등 품질 변화에 민감한 정도에 따라 식품 유형별로 안전계수를 달리 적용해 소비기한을 설정하도록 했다. 예컨대 과자류의 안전계수는 0.91로 초콜릿칩 쿠키의 권장 소비기한은 품질안전한계기한(90일)에 이를 곱한 81일이 된다. 안전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품질안전한계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가 작다. 멸균 제품의 최대 안전계수는 1, 냉동 제품의 최대 안전계수는 0.97로 높다.

다만 제도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통기한은 식품위생법상 일관된 기준으로 규제를 받아왔지만, 소비기한은 식약처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권장 소비기한만 제공하고 식품 제조사나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등 법률에 따른 규제 기준 역시 유통기한에서 소비기한으로 전부 바뀌기 때문에 소비기한을 어겨서 판매하는 사업자는 행정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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