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L 또 손가락 부상 산재…민주노총 “숙련 기사 일을 신입에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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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에스피씨(SPC) 계열사 에스피엘(SPL) 빵 공장에서 신입 직원이 기계 해체 작업 중 손가락을 다치는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사자와 사쪽이 경미한 사고이며 사쪽의 대처도 적절했다는 입장인 데 반해, 민주노총 화섬노조 수도권지부SPL지회 쪽은 숙련 작업자가 할 일을 9개월 차 신입 직원한테 일을 시키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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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지난 10월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에스피씨(SPC) 계열사 에스피엘(SPL) 빵 공장에서 신입 직원이 기계 해체 작업 중 손가락을 다치는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사자와 사쪽이 경미한 사고이며 사쪽의 대처도 적절했다는 입장인 데 반해, 민주노총 화섬노조 수도권지부SPL지회 쪽은 숙련 작업자가 할 일을 9개월 차 신입 직원한테 일을 시키다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평택 에스피엘 성형과자(틀에 넣어 모양을 낸 과자) 2공장에서 근무하는 9개월 차 신입 직원 ㄱ씨는 지난 23일 분할기 청소를 위해 기계 해체 작업을 하다가 손가락 실금(미세골절) 사고를 당했다. 분할기는 반죽을 일정한 무게(그램)대로 자르는 기계로, 기계 크기가 약 2m 정도로 사람 키보다 크다. 기계를 청소하려면 부품 해체 뒤 기계 안에 낀 반죽 덩이를 빼고 기름칠을 하는 등 작업을 한다. 일부 동료 노동자들은 기계 해체·조립 과정이 복잡하다 보니 숙련도가 있어야 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ㄱ씨는 지난 23일 분할기 청소 작업에 투입됐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스패너를 이용해 기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 사용하던 스패너가 엄지손가락에 잘못 맞으면서 골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근거리에 있던 동료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보건실로 가서 응급 처치를 받았고, 함께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련 SPL노동조합 소속인 ㄱ씨는 <한겨레>에 “억지로 투입이 되거나 혼자 방치돼서 근무하지 않았다”며 “부상도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고, 회사 측 대처가 부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스피시그룹은 “설비의 분해와 청소는 현장의 일상적인 업무로 해당 직원은 지난주부터 해당 설비의 청소를 배우고 있었으며, 바로 뒤쪽에 다른 선배 직원이 함께 있었다”며 “해당 설비가 다른 설비에 비해 분해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은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 대한 민주노총 화섬노조 수도권지부SPL지회와 일부 현장 동료들의 입장은 다르다. SPL지회는 사고 다음 날인 24일 회사 쪽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분할기 청소는 청소 방법이 복잡하고 위험해 평소 성형과자 1, 2공장에서 분할기 청소를 할 때도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숙련자(기능, 기사, 반장)들이 청소를 한다”며 “이제까지 분할기를 청소할 때 기계 분해 작업을 위해 필요한 도구나 공구를 제대로 지급한 적이 없어, 청소를 할 때 위험을 감수하며 힘들게 청소했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온다”고 밝혔다. 성형과자 공장에서만 8년 넘게 일한 한 직원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두껍고 딱딱한 쇳덩어리를 빼고 힘 써가면서 하는 일이라 쉽지 않다. 최소 3년 차 이상이 하는 일이고, 성형과자 공장에서만 8년 넘게 일한 나한테도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신입에 이 일을 시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평소에도 해체에 딱 맞는 도구가 없어서, 드라이버로 하다가 깔깔이(라쳇렌치) 같은 도구를 찾아서 하는 식이었다”며 “사고가 나니까 공무팀에서 바로 새 도구를 가지고 와 그날 1공장 청소할 때 나보고 쓰라고 하더라. 그렇게 빨리 바꿔줄 수 있는 도구이면 왜 진작 안 바꾼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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