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믿을 건 너뿐이었어…예금 186조 늘어나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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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중은행 예금에 역대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세계 주요국이 긴축 통화정책을 시행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오르면서 함께 뛴 예금 금리로 인해 갈 곳 없던 돈들이 예금으로 몰려든 것이다.
한은이 집계하는 시중은행의 가중평균 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를 보면, 올해 10월 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는 연 3.97%로 2009년 1월(연 4.26%) 이후 13년 만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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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중평균 예금금리 13년 만에 최고
올해 시중은행 예금에 역대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등 대체 투자 상품의 가치가 떨어진 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는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영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5대 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1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654조9359억원) 대비 166조2467억원이나 늘었다.
전체 예금은행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예금으로의 뚜렷한 ‘역머니무브’가 이뤄지는 걸 볼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10월 말 기준 965조318억원으로 지난해 말(778조9710억원)보다 186조608억원 증가했다. 이 통계가 집계된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002년 1월 정기예금 잔액 총액이 221조445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통계 집계 전 기간을 포함해 사실상 역대 최대 증가폭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돈이 예금에 몰린 건 유례가 없다. 올해를 빼면 예금에 가장 많은 돈이 몰린 때는 12년 전인 2010년으로, 당시 2010년 10월까지 전년인 2009년 말보다 예금 잔액이 113조6149억원 늘어났다.
이렇게 정기예금에 막대한 시중 자금이 몰린 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예금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세계 주요국이 긴축 통화정책을 시행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오르면서 함께 뛴 예금 금리로 인해 갈 곳 없던 돈들이 예금으로 몰려든 것이다.
한은이 집계하는 시중은행의 가중평균 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를 보면, 올해 10월 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는 연 3.97%로 2009년 1월(연 4.26%) 이후 13년 만에 최고다.
금리 수준별 예금 비중을 살펴봐도 높아진 예금 금리를 실감할 수 있다. 한은의 ‘금리수준별 여수신 비중’(신규취급액 기준) 통계를 보면 올해 10월 예금 신규 가입 금액의 50.6%는 연 4∼5% 금리를 적용받았고, 26.2%는 3∼4%를 받았다. 연 5% 이상도 7.4%나 됐다. 연 3% 미만은 15.8% 뿐이었다. 반면 지난해 말에는 금리 연 3% 이상 예금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예금의 77.8%는 연 2% 미만 금리를 적용받았고, 나머지 22.2%가 연 2∼3%를 받았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예금 금리가 높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좋지만, 예금 금리가 올해처럼 가파르게 오르면 각종 부작용도 뒤따른다. 우선 대출 금리가 따라 올라 서민과 자영업자·중소기업의 이자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은 대개 예금·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이 반영된 자금조달지수(코픽스)를 지표로 삼기 때문에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따라 늘어나는 구조다. 은행채 6개월물을 지표로 삼는 신용대출 금리 등도 기준금리가 올라 채권 금리가 오르면 따라 오를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지나치게 높이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 등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선 지난달부터 예금금리를 너무 경쟁적으로 올리지 말라고 자제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5%를 넘겼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4% 후반으로 내려 앉은 상태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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