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LG는 잊어라…‘수비 맛집’ 거듭나며 최상위권 껑충

이두리 기자 2022. 12. 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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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이재도가 24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예전의 창원 LG가 아니다. 베테랑의 노하우와 신인의 투지가 어우러진 LG는 ‘독기’로 똘똘 뭉쳐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다. 어느새 정상이 눈앞에 있다.

프로농구 창원 LG는 지난 2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79-73으로 이겼다. 리그 1위 안양을 잡은 LG는 5연승을 달리며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공동 2위(15승 9패)로 올라섰다. 1위인 KGC(16승 9패)와는 이제 한 경기 차이다.

LG는 3라운드 들어 상승세가 가장 무서운 팀이다. 5연승을 달리는 내내 상대팀을 80득점 아래로 눌렀다. 3점슛이 주특기인 고양 캐롯과 KGC도 LG의 수비에 맥을 추지 못했다.

이번 시즌 LG의 평균 실점은 76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경기당 평균 수비 리바운드 개수 역시 26.1개로 가장 많다. 시즌 초반 주춤했지만, 점차 조상현 감독의 다양한 수비 전술이 팀에 녹아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경기 전 조상현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약속된 수비를 많이 한다. 작년의 LG는 트랜지션 상황에서 속공으로 실점을 많이 했다. 턴오버가 나오면 빠르게 백코트 매치업을 해서 5대5 게임을 하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스위치 디펜스도 섬세하게 만들어 가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상현 감독의 특색 중 하나는 ‘가차없는 교체아웃’이다. 선수가 수비 전략에 효율적으로 녹아들지 못하면 곧바로 교체를 단행한다. 이재도나 이관희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조상현 감독은 “자세가 중요하다. 따라갈 수 있는 걸 놓치거나, 박스아웃을 안 해서 리바운드를 빼앗기면 강하게 질책하는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재도는 “예전에 감독님이 이관희도, 이재도도 못 하면 D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에 경각심을 갖고 수비나 비라운드 등 궂은일까지 다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도와 이관희 등 베테랑 가드들은 십여 년간 코트를 누비며 쌓은 노하우들을 대인 방어에 십분 활용한다. 이재도는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KGC 변준형을 전담 마크하며 12득점으로 잘 묶었고, 4쿼터에는 변준형의 5반칙 퇴장까지 이끌어냈다.

이재도는 “준형이는 ‘이번 시즌엔 더 성장하지 못하겠지’라는 생각을 늘 깨고 매 시즌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나보다 가진 게 많다”라면서도 “변준형의 약점을 알고 있어서 잘 수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약점을 묻는 말엔 “영업비밀이다. 아직 3라운드가 더 남았다”라며 웃었다. 팀 전력의 기본인 수비를 다지며 강해져가는 LG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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