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녹색채권 잇단 발행 한국형 친환경사업 마중물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2. 12.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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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온실가스 감축 등
6개 분야 사업 집중지원
KDB산업銀, 3천억 발행 최대
신한銀은 1천억규모 시범사업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경부가 실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시범사업 결과 은행권에서 46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이 발행됐다. 녹색채권은 탄소 감축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높은 액수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곳은 KDB산업은행이다. 발행액은 3000억원이며 만기는 3년, 발행 금리는 4.93%다. 산업은행은 조달한 자금을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생산 금융지원 △탄소중립 핵심 기술 금융 지원 △무공해차량 기반시설 금융 지원 △폐자원 재활용 금융 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용내역과 환경 개선 기여도에 대해서는 자금 사용이 완료될 때까지 외부기관의 검토를 거쳐 매년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2018년 국내 최초 원화 녹색채권 30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매년 녹색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며 주요 시장 조성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시범사업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태양광·바이오매스 발전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2건에 대해 녹색분류체계 적합성 검증을 받고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해당 프로젝트에 지원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녹색채권 발행 외에도 기후채권 5억달러 발행, 금융자산 탄소배출량 측정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3일 '2022 녹색금융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IBK기업은행도 600억원 규모로 녹색채권을 발행해 풍력에너지 생산 금융 지원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자원순환 등 6대 환경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다.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한 이후 내년 본격 적용을 앞두고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시범사업에는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6개 은행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현대캐피탈 등 4개 기업이 참여했다. 환경부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접수된 금융·산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연내 녹색분류체계 및 녹색채권 지침서를 보완하고 상세 해설서를 발간해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은행 6곳 중 실제 녹색채권을 발행한 곳은 3곳에 그쳤다. 총발행액도 지난 7월 환경부와 '녹색분류체계 확산을 위한 실천 협약'을 체결하면서 밝혔던 목표인 7500억원의 61% 수준이다. 녹색채권 발행액이 예상치보다 낮았던 이유는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분기 자금시장 혼란으로 인해 은행채 발행이 어려웠다"며 "향후 자금 용도에 맞는 여신 승인 시 발행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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