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텁텁하고 깔깔하다?” 달라진 오트음료, 우유 대신 찾는 이유는
매일유업, ‘어메이징 오트’ 대용량도 내놔
동원F&B, 저칼로리 덕에 젊은세대에 인기
서울 역삼동에 사는 김모 주부(58)는 대형마트에서 오트(귀리) 음료 2박스를 구매했다. 예전에는 1ℓ짜리 우유를 1+1로 사는데 3500원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5000원이 넘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직장에 다니는 아들이 우유 대신 오트 음료를 사자고 하는데 비릿하고 텁텁하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면서 “유통기한이 일반 우유보다 긴 것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우유를 대체하는 오트 등 식물성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우유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를 중심으로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칼로리는 낮고 칼슘과 비타민 함량은 풍부한 식물성 음료를 찾는 유행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식품업체들은 아몬드와 귀리 등 기존의 밋밋한 맛을 최적의 동결분쇄 공법으로 잡아내며 대체유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체유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곳은 CJ제일제당이다. 지난 6월 식물성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를 선보이면서 100% 식물성 고단백·고칼슘 비건 음료인 얼티브 플랜트유를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다. MZ세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제품으로 현미와 완두콩 단백질을 CJ제일제당만의 배합기술로 혼합해 우유 단백질과 유사한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성 단백질 성분은 일반 우유보다 1.5배(200㎖ 기준 9g 함유), 칼슘 성분은 1.7배(374㎎ 함유)가 많고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도 획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담백하고 고소하기 때문에 그대로 마시거나 시리얼 등과도 잘 어울린다”며 “색다른 맛과 건강은 물론 환경까지 생각하는 젊은층들이 우유 대신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9월 자체 브랜드로 오트 음료를 직접 제조·판매해 각광을 받고 있다. 100% 청정 핀란드산 오트만을 사용한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는 1팩에 베타글루칸 400㎎, 칼슘 220㎎이 들어있지만 열량은 100㎉도 안 된다. 최근에는 ‘아몬드브리즈 오트’도 새롭게 내놨다. 커피 전문점이나 홈카페에서 오트 라떼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자 대용량인 900㎖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이 오트 음료에 공을 들이는 것은 2015년부터 세계 최대 아몬드 전문기업 블루다이아몬드와 손잡고 선보인 ‘아몬드브리즈’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이는 100% 캘리포니아산 프리미엄 아몬드로 만든 식물성 음료로, 칼로리가 기존 우유의 3분의 1 수준인 만큼 체중 관리를 하는 데 도움된다고 알려졌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오트하면 꺼끌꺼끌하고 텁텁하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자체 공법으로 잘게 갈아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하다”면서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식으로 오트 음료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F&B도 지난해 12월 식물성 음료 ‘그린 덴마크’ 2종(귀리·아몬드)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캐나다산 귀리와 캘리포니아산 아몬드를 통째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로, 국제 NGO(비정부기구)인 산림관리협회(FSC)에 이어 올해 2월에는 비건인증원에게 인증도 받았다. 동원F&B 관계자는 “190㎖ 1팩 열량이 45㎉에 불과하지만 맛은 우유와 비슷하다”면서 “온라인몰과 대형마트 등에서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호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유 시장 규모는 2016년 4519억원에서 2018년 5211억 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618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유를 제외한 귀리 등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2016년 83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68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6년에는 9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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