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소환에 노웅래 체포동의안까지…민주당 '결단'의 한 주
李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하나" 목소리 높여
盧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 높지만 지켜봐야
'방탄정당' 비판엔 "방탄 안 하는게 이상한 것"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을 거세게 옥죄고 있다. 오는 2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소환 조사와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표의 불출석과 체포동의안 부결로 큰 가닥은 잡혀 있지만 ‘방탄정당’ 프레임이 강화되는 것은 부담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른 방법이 없다며 ‘방탄’ 프레임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남FC 제3자 뇌물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날 이 대표는 ‘경청투어’ 광주시 현장 방문 일정이 예정돼 있어 검찰에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앞서 23일에도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거냐 물을 것이 아니다.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의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를 받을 것이냐 먼저 물어보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네이버, 두산건설 등 관내 기업으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건축 인허가 또는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작년 9월 해당 사건을 무혐의로 결론 내렸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재수사 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표가 소환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주류”라고 전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대표가 먼저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역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과거 박지원 전 대표도 검찰 소환 전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 대표도 먼저 수사를 받는 것이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대신 ‘친문’(親문재인계)계와의 연합을 통해 당의 단일대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가 1월 초 부산·울산·경남에서 ‘경청투어’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신년 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민주연구원에 ‘친문’ 정책통인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 역시 친문계와의 통합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 확률 높지만 투표해봐야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28일 표결로 결정된다. 노 의원은 2020년 2월부터 12월까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각종 사업 편의, 공무원 인사 알선, 선거비용 명목으로 총 6000만원을 다섯 차례에 걸쳐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개인 비리’라며 노 의원 수사와는 선을 그었다. 당이 나서서 의원 개인의 혐의를 비호하며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방탄정당’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정정순(민주당), 이상직(무소속), 정찬민(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모두 가결됐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부 결정도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됐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제출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향후 노 의원과 이 대표 간 당 차원 대응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노 의원 체포동의안에 당론으로 결정한 바는 없으나 부결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노 의원 보호도 보호지만 애초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의원을 구속수사 한다는 것은 (검찰의) 망신주기 의도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 역시 “지금은 ‘방탄’하는 수밖에 없다. 이후 대표 체포 동의안이 들어와도 대표가 잡혀가게 생겼는데 ‘방탄’ 안 하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한 초선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 의견이 우세한 건 맞지만 의원 개개인에게 결정을 맡긴 만큼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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