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떠올린 도쿄올림픽, 그리고 WBC…“설욕하고 싶죠”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인 양의지(35)는 다가오는 3월에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바라보고 있다.
KBO가 지난달 18일 WBC 조직위원회인 WBCI에 제출한 예비 명단 50인에 양의지는 이지영(키움), 박동원(LG), 박세혁(NC)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선수 경력과 종전 대표팀 활약도만 봐도 양의지는 주전 포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양의지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회에서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준비를 잘 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걸 갖추고 대회에 참가하는게 맞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노메달에 그쳤고 양의지 역시 부진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1할대 타율로 고개를 숙였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다. NC는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의 큰 영향을 받았다. 주요 선수 4명이 방역 수칙 위반으로 비난의 뭇매를 받았다. 또한 팀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게 되면서 선수단 전체가 숙소에서 격리를 해야만 했다.
양의지도 마찬가지였다. 열흘간 격리 기간을 마치고 나온 뒤라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팔꿈치 상태도 좋지 않았다. 양의지는 도쿄 올림픽을 마치고 소속팀에 합류한 뒤에도 포수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서기보다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당시를 돌이켜본 양의지는 “준비가 안 되어있으면 대표팀에 안 가야할 것 같다. 나도 당시에는 욕심이 있었는데 준비가 안 되어있으니까 확실히 (어려움을)느꼈다”고 밝혔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만해도 “이런게 대표팀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양의지는 “대표팀은 누구나 다 가고 싶어하고 꿈이고, 영광스러운 자리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가고 싶었던 곳”이라고 말했다.
WBC는 KBO리그 개막 직전인 3월에 열리기 때문에 몸 관리도 더욱 각별히 해야한다. 사실상 기존 정규시즌보다 더 긴 시즌을 소화해야한다. 양의지는 “죽기살기로 해야한다. 준비과정 이런걸 모두 다 떠나서 무조건 이겨야 된다”고 말했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번에도 어깨가 무겁다. 그는 “항상 대표팀에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면 데미지가 더 컸다”라며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뛰면 모든 선수들이 책임을 지고 뛰는건데 대회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결과가 안 좋으면 너무 힘들다. 팬들에게도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게 최선인데 못하면 정말 힘들더라”고 밝혔다.
최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WBC를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양의지는 “월드컵에서 응원을 많이 했는데, 정말 잘 하더라. 우리도 박수 받으려면 열심히 뛰고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정후, 정우영, 고우석 등 좋은 선수들이 많다.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 않나. 그런 선수들이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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