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넘겠다" GM의 야심, 2025년까지 전기차 1위 설욕전 [FN 모빌리티]
내년 3000만원 대 전기차 출시
규모의 경제, 기술력, 美지원 3박자
25일 자동차 업계에서는 GM이 전기차 시장을 향해 빠르게 태세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보조금에 의존한 고가의 전기차 시장 구조로는 돈을 벌기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인데, 전기차의 대중화·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일종의 '때를 기다리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약 6만8000달러(약 9180만원)에 달한다. 이는 내연기관 패밀리카 가격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보조금에 의존한 고가 모델에서 대중 전기차 모델로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확바꿔보겠다는 게 GM의 전략이다. GM은 이미 약 3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이쿼녹스EV와 내년 4만5000달러부터 시작하는 블레이저 EV를 미국시장에 각각 출시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달 중순 GM의 매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배터리 비용이 2025년께 1킬로와트(kWh) 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본격적으로)전기차 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기차 업계에선 1kWh당 100달러가 전기차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기차 평균 배터리 가격은 1kWh당 161달러에 달했다. 전기차 제조 원가, 시장 성숙기 등을 면밀히 저울질 해왔다는 것이다.
GM이 보는 자체 경쟁력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규모의 경제'다. 한 마디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테슬라가 못가진 점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부족한 투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모델을 선공개 후 계약금을 받고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차량 생산을 준비했다. 대량 전기차 생산시대로 간다면, GM의 강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GM 관계자는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약 47조 2500억원)를 투자, 최소 30종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계획된 전기차를 모두 출시하는 2025년이 세계 1위 전기차에 오르는 시기로 전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GM이 자신하는 다른 요인은 기술력이다. GM은 1996년에 이미 세계 최초의 전기차를 양산했을 만큼 전기차 기술력에 있어서는 앞서 있다. 실제 GM의 3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은 모듈식 차량 구동 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하는데, 차종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범용성이 강점이다. 일반 전기차 모델부터 프리미엄 전기차, 상용 트럭 전기차, 고성능 퍼포먼스 전기차까지 모두 만들 수 있다. GMC 허머EV와 캐딜락 리릭, 쉐보레의 전기차가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 모델들이다.
배터리 안정적 공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M은 최근 LG화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공급받는데 합의했다. 계약을 통해 GM은 LG화학으로부터 2022년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95만톤 이상의 양극재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도 든든한 배경 중 하나다. 미국 에너지부는 GM의 전기차 사업을 지원하겠다며 얼티엄셀즈에 약 25억달러(약 3조 375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시장 활성화 계획의 일환으로 지원 자금은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 미시간주 등 총 3곳에 있는 얼티엄셀즈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북미산 최종 조립요건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시행도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안방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근 테슬라가 주가 하락, 수요 감소, 가격 인하 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어, 여타 경쟁 전기차 기업들의 몸풀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GM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큰 축이었던 GM이 기술력과 자본을 집중한 규모의 경제로 전기차의 가격을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낮춘다면, 목표인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등극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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