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죽어도 ‘꾸꾸 패딩’…등에 와닿는 엄마 손길이 뜨겁네

유선희 2022. 12. 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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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는 12월이지만, 패피(패션피플)들의 패딩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프리미엄 패딩의 키워드를 '짧고 빛나게'라고 25일 밝혔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면서 과거 '꾸안꾸'(꾸미지 않은듯 꾸민)에서 '꾸꾸'(꾸미고 꾸민)로 패션의 유행이 변하며 한파에도 짧은 쇼트 패딩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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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활동성 늘며 쇼트 기장 패딩 인기
꾸안꾸→꾸꾸 패션…“글로시·파스텔 색감↑”
친환경 제품 인기…구찌·캐나다구스 ‘퍼 프리’
올겨울에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롱 패딩 대신 쇼트 패딩이 인기다. 롯데백화점 본점 캐나다구스 매장에서 쇼트 패딩을 입은 모델들. 롯데백화점 제공

‘김밥 패션’ 노노~ ‘동물 모피’ 노노~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는 12월이지만, 패피(패션피플)들의 패딩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프리미엄 패딩의 키워드를 ‘짧고 빛나게’라고 25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패딩의 유행이 추위를 막아주는 기능적인 역할이 컸던 과거와 달리 기장과 컬러, 유광 여부 등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2020년 1월~2022년 11월) 이 백화점에서 프리미엄 패딩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약 15%가 1년 이내에, 30%가 3년 이내에 재구매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본 패딩에 더해 다양한 스타일의 패딩을 유행에 따라 추가 구매하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달 한파 특보 이후(13~22일)에도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5% 늘었다.

노스페이스의 노벨티 눕시 다운 자켓. 노스페이스 제공

올해 들어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면서 과거 ‘꾸안꾸’(꾸미지 않은듯 꾸민)에서 ‘꾸꾸’(꾸미고 꾸민)로 패션의 유행이 변하며 한파에도 짧은 쇼트 패딩이 대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특히 엉덩이를 덮지 않는 크롭 패션이 겨울에도 계속 유행하면서 에스엔에스에는 얼축크(얼어 죽어도 크롭)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지나며 연말 모임과 외출이 잦아지면서 센스와 개성을 나타내려는 트렌드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달 초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가 1~10월 겨울 아우터 중고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봐도, 짧은 기장의 아우터가 거래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배(42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롱패딩은 전체 거래량이 86% 줄었다.

듀베티카 쇼트 패딩. 롯데백화점 제공

프리미엄 패딩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 제품 라인도 쇼트 패딩이 대세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내놓은 ‘눕시 다운 재킷’은 올해 탄생 30주년을 맞았는데, 20만원대 노벨티 눕시 여성용 쇼트 패딩 재킷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한정 판매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오픈런’이 벌어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종아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무채색 계열의 패딩이 ‘김밥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했던 것과 달리, 올해엔 핑크, 라이트 바이올렛 등 파스텔 컬러도 인기다. 반짝이는 ‘유광 패딩’도 올해 대표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택감 있는 나일론 소재 등을 활용해 같은 디자인이라도 글로시한 느낌을 주는 패딩이 유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브랜드 ‘듀베티카’ , 캐나다구스 에버레이 봄버, 에르노 봄버 버튼 스트랩 구스다운 패딩 자켓 등은 100~200만원을 넘는 가격에도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아이더가 내놓은 파스텔 색감의 쇼트 패딩. 아이더 제공

한켠에선 엠제트 세대의 ‘가치소비’가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친환경 패딩’도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구찌, 프라다, 코치에 이어 캐나다구스도 모피 제조를 중단하는 ‘퍼 프리’를 선언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퓨잡’ 역시 패딩에 동물 깃털 대신 합성 소재의 충전재를 사용하는 등 보온성은 강화하되, 동물 보호까지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패딩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페이크 퍼나 페이크 가죽으로 상품을 제작하면서 ‘페이크 재료=싸구려’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며 “젊은층에서 비거니즘이 생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이러한 패션 경향성은 앞으로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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