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으로 200조 몰렸다… 5대 은행만 166조, 증가율 역대 최대

류재민 기자 2022. 12. 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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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주식·코인 등 자산 시장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반면 기준금리와 더불어 예금 금리는 치솟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시중 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5일 서울 한 은행 앞 내걸린 예금 관련 현수막./연합뉴스

올해 부동산·주식·코인 등 자산 시장이 폭락하고 예금 금리가 치솟자 은행 정기예금으로 역대 최고인 20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월 22일 현재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182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654조9359억 원)과 비교해 1년 사이 166조2467억원이나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가 시작된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고, 2021년(22조5283억원 증가)에 비해 7배 이상으로 뛰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서 5대 은행을 포함한 모든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186조608억원(2021년 12월말 778조9710억원→2022년 10월말 965조318억원) 늘었다. 11월과 12월 증가분을 더하면 2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위험 자산에 투자된 자금들이 안정적인 은행 예금으로 돌아오는 ‘역(逆) 머니 무브’ 현상이 발생하는 건, 기준 금리 상승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파격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예금은행 정기예금의 절반 이상인 58%(신규취급액 기준)에 4%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다. 5% 이상의 금리를 받는 계좌도 7.4%나 된다. 2018년 이후 올해 6월까지 4% 이상 금리는 아예 없었고, 올해 1월만 해도 가장 흔한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1.5이상∼2.0%미만(54.1%)에 불과했는데, 불과 9개월 사이 정기예금의 일반적 금리대가 1%대에서 4%대로 3%포인트나 치솟은 셈이다.

자금이 시중 은행으로 지나치게 쏠리자 금융 당국은 지난달 ‘예금 금리를 너무 경쟁적으로 올리지 말라’는 지도를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5% 후반까지 치솟았던 예금 금리는 12월 들어 4%대로 주저앉았지만, 업계에선 당분간 이같은 역머니무브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 금리 인상이 내년 초까지 계속된다면, 상승분을 예금 금리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어 예금 금리의 최종적인 꼭짓점이 지금보다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며 “내년에도 주식·부동산 등 자산 시장이 회복할 기미가 특별히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예금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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