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 3200억 보석금 한푼 안내고 귀가한 FTX 창업자

자신의 돈은 일절 안내고 석방돼
부모 집 담보로 제공...“정당성 의문”

이달 19일(현지 시각) 가상화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바하마 나소의 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 출처 =AFP 연합뉴스]

가상화폐 사기 혐의로 미국으로 송환된 코인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3000억원이 넘는 보석금 중 자신의 돈을 일절 내지 않고 석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21일 미국으로 송환됐고, 다음 날 뉴욕 연방법원에서 보석을 허가받아 부모의 집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로 향했다.

법원은 보석금 규모를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로 책정했다. 뱅크먼-프리드에게 적용된 혐의가 심각한 만큼 천문학적인 금액을 설정한 것이다.

그런데 뱅크먼-프리드가 실제로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보석금의 10% 해당하는 자산이 담보로 뒷받침되면 풀려나는 채권 형태로 보석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의 담보는 부모의 집이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논란이 일었다. 담보로 잡힌 부모의 집의 가치가 보석금의 10%(2500만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400만달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석이 채권 형태로 진행된 것 자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로펌 머피&맥거니글 대표 제임스 머피는 기고 글을 통해 “뱅크먼-프리드가 보석금을 지불하겠다는 종이에 서명하고 자유인이 되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사기를 당한 FTX 고객들은 이 상황에 웃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보석으로 풀려난 뱅크먼-프리드는 부모 집에 가택 연금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다. 그는 보석 기간 중 전자 감시 팔찌를 착용해야 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집행돼 강제로 법정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