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정한 국민의힘 전대…친윤 교통정리·유승민 출마 '변수'
당원 100%·결선투표 '이중장치'…비윤 유승민 출마 여부 관심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이 유흥수 상임고문이 내정되는 등 전대 준비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전대는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을 좌우할 차기 총선 공천을 책임지는 만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전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윤심을 두고 난립하는 친윤(親윤석열)계 후보의 교통정리와 비윤(非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의 '바람'은 향후 전대 구도를 흔들 변수로 평가된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흥수 당 상임고문을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유 상임고문은 26일 비대위 의결을 통해 선관위원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이끌 선관위원장이 사실상 결정되면서 전대레이스는 본격적인 막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대 승패를 가를 핵심 요인은 '윤심'이다.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총선 승리가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총선 공천권을 갖고 선거를 지휘할 차기 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의 호흡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자칫 당정이 불협화음을 보일 경우 지난 20대 총선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은 '압승'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옥새파동'과 '진박'(眞朴) 논란 등 공천 갈등으로 인해 패배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 등 현재 여권은 극심한 위기를 겪었다.
'당원 100%' 전대룰도 윤심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후 대선에서 승리한 윤 대통령의 의중은 당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윤심'을 앞세운 친윤계 인사들이 대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윤심의 힘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현재 당권 주자 가운데 권성동, 김기현, 윤상현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등은 친윤 후보로 꼽힌다. 조경태, 안철수 의원은 범친윤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된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친윤 인사다.
범친윤계 후보 난립은 역설적으로 비윤계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을 전당대회 변수로 만들었다. 윤심이 분산될 경우 유 전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대구도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 자체 경쟁력도 여전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유 전 의원은 차기 당권주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당원들이 총선 승리에 방점을 둔 전략적 투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원 수가 현재 80만명에서 전대까지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심=윤심' 공식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의 전대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도 있다. 유 전 의원에게 약점으로 꼽히는 당심이 100% 반영되는 전대룰에 윤심 분산을 막기 위한 '결선투표'라는 이중 장치가 마련되면서다.
결선투표가 치러지면, 친윤계 후보가 난립하더라도 결국 최종적으로는 '친윤 대 비윤' 구도가 이루어지면서, 비윤계인 유 전 의원에게 불리한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대에 앞서 친윤계 후보가 교통정리에 성공한다면 결선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당권주자 가운데 공식적으로 출마선언을 한 인사는 없다.
이들은 설연휴(1월21~24일) 전까지 출마를 고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윤계 후보 간 교통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벌써부터 친윤 핵심 인사인 장제원 의원을 두고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김장나연대'(김기현-장제원-나경원), '안장연대'(안철수-장제원) 등 각종 연대설이 이어지는 것은 친윤계 교통정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당내에서는 친윤계 당권주자 가운데 일부가 최고위원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권주자가 10여명에 이르지만, 실제 투표에 후보로 등록할 인사는 이보다 현저히 적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본경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예비경선(컷오프)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원장에 내정된 유흥수 고문은 이날 뉴스1 통화에서 '컷오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생각해본 적 없다"며 "후보가 몇 명이 될지 모른다. 후보가 몇 명인지 확인한 뒤 컷오프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컷오프를 할 만큼 후보가 많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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