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기대에 오르는 은행株…안심하면 안되는 이유

김응태 2022. 12.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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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가 연말 배당 기대감에 한 달 전 대비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오는 28일 배당락일(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날)을 앞두고 주가가 꺾이고 있다.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락 전날인 27일까지만 주식을 매수하면 되는데, 배당락일 전에 단기 트레이딩을 목적으로 매도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날 경우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

배당락일 이후에는 은행주가 당분간 부침을 겪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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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주 전월비 3~5%대 상승
배당락일 앞두고 차일실현 매물 늘어
배당락 이후 매도 시점 관건
내년 은행업황 비우호적 전망
충당금 적립·희망퇴직 등도 감안해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은행주가 연말 배당 기대감에 한 달 전 대비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오는 28일 배당락일(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날)을 앞두고 주가가 꺾이고 있다. 급격히 오른 주가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난 탓이다. 통상 배당락일 이후 주가 하락세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울시내 은행 창구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신한지주(055550)는 3만755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한 달 전 대비 3.2% 상승한 수준이다. KB금융(105560)도 4만9950원에서 5만1600원으로 3.3%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금융지주(316140)는 각각 5.7%, 3.7% 뛰었다.

다만 은행주 주가는 한 달 전 대비 상승한 반면 전거래일과 비교하면 주가는 소폭 꺾이는 양상이다. 신한지주는 전날 대비 0.9% 하락했으며, KB금융은 1.9%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1.4%, 우리금융지주는 1.2% 내렸다.

오는 28일 배당락일을 앞두고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은행주의 오름세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락 전날인 27일까지만 주식을 매수하면 되는데, 배당락일 전에 단기 트레이딩을 목적으로 매도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날 경우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 예컨대 은행주의 예상 배당수익률이 5%인데, 이미 주가 상승률이 5%를 넘었다면 배당을 받기보다 차익을 선제적으로 실현하는 전략을 펼 수 있는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이 구체화되는 시기는 내년 1월 말이므로 기대감은 당분간 높게 형성될 여력이 크다”면서도 “배당투자와 배당기산일 이전 차익실현 매매 공방이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출처=마켓포인트
증권가에선 과거 추세를 고려하면 배당락일 주가 낙폭보다 배당수익률이 더 높았던 만큼 올해 배당주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5개년 평균 배당수익률은 4.7%로, 배당락일 주가 하락폭 3.6% 대비 1.1%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건은 배당락일 이후 매도 시점이다. 배당락일 이후에는 통상 주가는 하락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배당 주주명부에 오른 뒤 배당락일 이후 주식을 팔더라도 배당을 받을 수 있어 매도 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배당락일 이후에는 은행주가 당분간 부침을 겪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 은행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아 주가가 지속 상승할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매파적인 글로벌 긴축 정책이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내년 상반기에 정점을 통과하고, 가계대출 성장률 둔화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감익까지는 아니지만 실적 모멘텀은 크지 않은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연말 결산 이후 배당금이 축소될 수 있는 점에 주의해 배당주 매수 전략을 취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당금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되는데, 은행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거나 대규모 희망퇴직을 벌일 경우 실적이 감소해 예상보다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4분기에 어닝쇼크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익 부진과 배당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자본에서도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이라는 변수가 있으나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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