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수출 전망 ‘먹구름’…반도체도 ‘맑음→흐림’ 급격 전환
국내 기업들의 내년 1분기 수출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부정적인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수출을 주도하는 대표적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전망은 1분기 만에 ‘맑음’에서 ‘흐림’으로 급격하게 돌아섰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5일 ‘2023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보고서를 통해 이처럼 발표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수출 실적 50만 달러 이상인 무역협회 회원사 2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EBSI는 81.8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2분기의 79.0 이후 가장 낮은 숫자다. EBSI는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으로 기준선인 100 아래 머물고 있다.
품목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 확대로 수주가 증가한 선박(146.5)을 제외하고는 전 품목의 EBSI가 기준선을 밑돌았다. 자동차·자동차 부품(99.0)은 그나마 전기차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보합세를 기록했다. 반면 석유제품(49.7)과 가전(55.7)은 이전 분기 대비 수출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하며 석유제품은 큰 폭의 수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가전 또한 인플레이션 지속 및 금리 인상으로 주요 수출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의 EBSI는 73.5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인 2022년 4분기의 112.0에 비해 38.5 감소한 수치로, 전 산업을 통틀어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글로벌 수요 부진에 대한 전망에 더해, 미·중 분쟁으로 인한 수입규제 및 통상마찰 우려까지 겹쳐 부정적 전망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며 전반적인 수출 전망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 제품의 제조원가, 수출 대상국의 경기, 국제수급, 자금 사정 등이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반도체·가전·자동차 부문에서 수출상품 제조원가가 악화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석유제품·가전 부문은 수출 대상국의 경기 악화를 가장 부정적인 요건으로 꼽았다. 회원사들은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가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확보와 경영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반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해상운임이 안정되면서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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