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날 두고 혼자만 외출” 아내 살해하려한 60대 징역 7년

둔기로 머리 3차례 때려... 살인미수죄 적용 징역 7년

법원 로고. /조선일보 DB

퇴직 후 집에서 생활하며 우울감에 빠진 60대 남성이 자신을 홀로 두고 외출하려는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67)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4일 오전 인천 부평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둔기로 아내 B씨(66)의 머리를 세 차례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아내가 샤워를 하며 외출 준비를 하자 말다툼을 벌였으며, 아내가 샤워기로 자신에게 물을 뿌리자 화가나 B씨에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년 전 직장에서 퇴직한 뒤 주로 집에서만 지내며 우울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렸고, 평소 자신만 혼자 둔 채 자주 외출한다며 아내에게 불만을 품었다.

B씨의 아들 C씨는 B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집으로 찾아왔으며, 피를 흘리고 있는 B씨를 발견해 119 신고했다. B씨를 방치했던 A씨는 아내가 119에 의해 구조되면서 살인미수에 그쳤다.

A씨는 법정에서 “둔기로 아내를 1차례 때린 것은 인정하지만, 3대를 때린 적은 없고, 당시 우울증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의 머리 부분 상처가 4곳이 있었고, A씨가 심신 미약상태도 아니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후 치명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구호조치도 하지 않았고,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며 “피고인은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 확정적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지 못한 점, 살인미수 범행을 인정한 점, 동종 범행의 처벌받은 이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