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반토막`에 서학개미 어질어질… 팬덤도 싸늘

테슬라 제공

테슬라의 주가가 연초 대비 70%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최근 3개월간 1조원 넘게 이 종목을 순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3개월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테슬라였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10억7754만달러 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최근 원·달러 환율 종가(1282.5원)를 적용하면 1조3819억원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액은 같은 기간 2위 종목인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 4억1992만달러(5385억원) 대비 2배가 넘는다.

이 기간 테슬라 주가는 본격적인 하락세로 들었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8월 270∼300달러에서 횡보하다가 9월 21일 장중 313.8달러를 찍은 뒤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 해당 기간 58.3% 하락했다. 특히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하루 동안 8.9%나 내리며 125.35달러로 마감했다.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다.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9월 21일 150억2846만달러(19조2740억원)에서 지난 21일 75억9869만달러(9조7453억원)로 49.4% 감소했다. 보관 금액은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한 결과로,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음에도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는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다. 다만 월 단위로 나눠 순매수 결제금액 추이를 보면 처음 1개월은 3억4361만달러(4415억원), 그다음 1개월은 4억6546만달러(5981억원), 마지막 1개월은 2억3251만달러(2988억원)로 집계돼 늘었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테슬라의 급락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성장주에 불리한 거시 환경이 조성된 데다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로 '머스크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팀장은 "가장 큰 리스크는 테슬라 팬덤이 식어가는 것"이라며 "머스크는 테슬라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지속했고, 트위터 인수 이후 과격한 구조조정과 소통 방식 등으로 소비자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중장기 비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여전하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전기차 메이커 중 가장 탁월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단기간 내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이 급격하게 변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향후 자율주행 고도화와 구독 서비스, 로봇 생산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장기 기업가치에 긍정적것"이라며 "내년은 대형 전기트럭 시장 개화의 원년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해"라고 덧붙였다. 이윤희기자 st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