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성동격서` 서방이 우크라에 한눈 팔 때…러 용병들, 중앙아프리카 장악

박양수 2022. 12. 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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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러시아가 조용히 아프리카 각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민간 용병 단체 와그너 그룹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한 자원 부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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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그너 용병그룹, 반군 진압 돕고 금·다이아·벌목 이권 챙겨
중아공의 프랑스군 밀어내고, 상당 부분 장악
친러 정권 유지 위해 개헌 획책까지…"우리는 러시아의 식민지"
중아공의 유엔 평화유지군 [EPA=연합뉴스]
2019년 러·아프리카 정상회의 행사에서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러시아가 조용히 아프리카 각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민간 용병 단체 와그너 그룹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 중앙에 위치한 자원 부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얼굴에 복면을 쓴 와그너 소속 용병들은 자동화기를 공공연히 휴대하고선 별도의 표식이 없는 차량을 타고 다니는 등 이 나라에서 활개 치고 있지만, 아무도 이들을 제지하거나 처벌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와그너 그룹이 통제하고 있는 금광과 다이아몬드 광산, 삼림 등 자원에서는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그너 그룹을 운영하는 '푸틴의 요리사'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최근 자국내 교도소에서 차출한 용병대원들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거 투입,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을 키우고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는 이런 채널을 통해 중아공 정계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러시아는 전쟁과 관련한 국제사회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친러 성향의 포스탱 아르샹쥬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의 임기를 늘리려는 획책을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중아공 주재 러시아대사관의 예브게니 미구노프가 다니엘 다를랑 중아공 대법원장을 찾아가 대통령 임기를 두 차례로 제한한 헌법 규정을 고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했던 다를랑 원장이 지난 10월 축출된 후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오랜 내전으로 신음하고 있는 중아공에는 유엔 평화유지군 약 1만4500명이 배치돼 있다. 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은 이들보다는 와그너 용병을 더 신뢰하는 분위기라고 NYT는 전했다.

위선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서구보다, 총을 들고 들어와 내정에 간섭하는 러시아인들이 자국 질서 안정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인식에서다.

지역 주민 플로라 아상구는 유엔군의 동네 순찰이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반군이 누군가를 살해하면 유엔군은 사진을 찍어가지만, 러시아인들은 그 사람들을 죽여준다"고 대꾸했다.

실제 아프리카 국가들에 투입된 러시아 용병은 반군 단체를 진압하고 해산시키는 데에 매우 효율적이라며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16년 당선된 뒤 자국군의 역량에 크게 실망한 투아데라 대통령은 '군사 교관'을 보내겠다는 러시아의 제안을 수락했다.

은근슬쩍 중아공에 발을 들이게 된 와그너 용병들은 현지에서 약탈과 살해 등 인권유린을 통해 정권 유지를 도왔고, 그 대가로 광산 개발과 벌채 등 이권을 보장받은 것이다.

그로 인해 한때 중아공 주둔 병력이 1600명에 이르렀던 프랑스군은 밀려났고, 지난달 철수를 완료했다.

그래선지 중아공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여론을 별로 감지하기가 어렵다. 말리, 수단 등 와그너가 손을 뻗친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통과될 때 아프리카 54개국 중 절반가량인 28개국만이 찬성한 것이 그 단면이다. 나머지는 기권하거나 불참했고, 에리트레아는 아예 반대표를 던졌다.

투아데라 정부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장-세르주 보카사는 "오늘날 우리는 러시아의 식민지"라며 개헌 국민투표와 관련해 "피가 흐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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