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군 인사 동향 파악·보고"

윤신영 기자 2022. 12. 2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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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사령부. 사진=연합뉴스

19대 대선 당시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이하 기무사)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의 군 인사 동향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기무사가 5년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군 인사 관련 동향을 파악,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정황이 있다고 25일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확보한 기무사 문건 3건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고 19대 대선 무렵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3개의 문건은 군인권센터 측이 지난 7월 기무사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손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기무사로부터 받은 10개의 문건 중 일부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7년 3월 3일 '문재인의 문민 국방부 장관 고려 가능성 회자'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나오기 일주일 전으로, 문 전 대통령이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힐 때였다.

문건에는 "(국방부 장관에) 문민 장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현 안보 상황과 캠프 내 예비역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문민 장관을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고 적혔다. 아울러 우선 예비역 출신 임명 후 2기 내각 구성 때 문민 장관으로 교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2017년 4월 14일에는 '황기철 제독 4월 말 문재인 지지 선언 예정설' 문건이 작성됐다.

해당 문건에는 "황기철 제독이 최근 송영무 더불어민주당 안보특위 위원장 소개로 문재인 후보와 두 차례 독대하고 캠프에 합류했다"며 "문재인 캠프에서는 세월호 숨은 영웅이자 백의종군 이순신으로 불리는 황 제독 지지 선언은 100만 표 이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혔다.

그러면서 황 제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와 회한 등을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문건 작성 19일 뒤인 5월 3일 문재인 후보 캠프는 에 황 제독의 캠프 함류 사실을 알렸고, 황 제독은 그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세번째 문건인 '문재인 후보 당선 시 전인범 장군 재기용 소문'은 대선이 11일 남은 2017년 4월 28일 작성됐다.

문건에는 국내의 한 언론사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해당 기자가 '말실수로 문재인 캠프에서 자진 하차한 전인범 장군이 문 후보 당선 시 재기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적혔다. 또 '언론계 일각에서는 전 장군이 주요 직책에 발탁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용도 폐기될 것이라고 평가한다'고도 쓰였다.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는 2017년 2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합류했다고 발표했으나, 그는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한 달이 채 안 돼 캠프를 떠났다. 이후 전 사령관은 다시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군 인사 관련 내용이라고 해도 기무사가 대선 후보 캠프 동향을 담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다.

기무사 문서관리대장에 쓰인 해당 세 문건의 수신처가 국방부 장관이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설명했다. 이 시기 국방부 장관은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원장이다. 다만 실제 이 문건이 당시 한 장관에게 보고됐는지는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군인권센터는 최근 국방부가 입법 예고한 국군방첩사령부령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런 일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는 공공기관의 장이 국군방첩사령부에 정보 수집과 작성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탄핵 국면에서조차 겁 없이 대선 캠프를 사찰하고 선거 개입을 시도했던 기무사를 다시 키워주려는 위험천만한 일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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