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관계 강화 힘쓴 프라티니 前 이탈리아 외교장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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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을 두 번에 걸쳐 지내며 한국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또 두 나라 관계 개선에 힘썼던 프란코 프라티니 현 이탈리아 국가평의회 의장이 65세의 이른 나이에 갑자기 별세했다.
첫번째 외교장관 임기 도중인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가 연장 접전 끝에 한국에 1-2로 져 8강에 못 오르고 탈락했을 때 고인은 "비열하고 수치스럽다"며 해당 경기의 심판을 맹비난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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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방한 시 "韓·伊, 모든 분야서 협력해야"
1957년 로마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법관 자격을 취득해 1980년 초중반 판사로 일했다. 이후 행정부로 자리를 옮겨 부총리 보좌관, 총리실 사무국장 등을 지낸 뒤 본격적으로 정계에 뛰어들어 1996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가 총리실 사무국장으로 있을 때 모신 이가 바로 세 차례(1994년 5월∼1995년 1월, 2001년 6월∼2006년 5월, 2008년 5월∼2011년 11월)에 걸쳐 총리를 지낸 이탈리아 정계의 거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다. 고인을 눈여겨 본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두 번째 총리 임기 도중인 2002년 4월 그를 일약 외교장관에 발탁했다. 이후 3번째로 총리가 된 2008년 11월 다시 고인을 외교장관에 임명했다. 이렇게 해서 고인은 2002∼2004년, 그리고 2008∼2011년 이렇게 두 번에 걸쳐 5년가량 이탈리아 외교를 책임지게 됐다.
고인은 임기 동안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9월 한국을 방문해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한국·이탈리아, 그리고 한국·EU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한을 계기로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탈리아인들이 한국에 관해 더 많이 알기 위해 방송이나 영화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인은 외교부를 떠나 있던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EU의 법률담당 집행위원을 맡아 활동했다. 올해 초 이탈리아 국가평의회 의장에 임명됐으며 사망 시점에 이 직책을 유지하고 있었다. 국가평의회는 행정부의 각종 정책 집행이 적법한지 심사하는 일종의 감사기관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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