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대주주 가족합산 없앤다…15만 개미 투자자는 비과세(종합)

곽민서 2022. 12. 2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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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좌제 논란' 기타주주 합산, 올해 말 시행령 고쳐 폐지
코스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5천만원이 넘는 주식 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2년간 유예되면서 15만명에 이르는 개인 투자자들은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과세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기간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은 종목당 10억원으로 유지되지만, 배우자나 부모·자식 등 가족 지분을 합산해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은 폐지된다.

2025년까지 소액 주주 비과세…채권·가상자산 비과세도 유지

25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금투세 시행 시점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연기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기간 대다수 개인 투자자는 현행대로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현행 제도는 주식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한 대주주에게만 주식 양도세를 매기고, 나머지 소액 주주들에게는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금투세는 이와 달리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모든 종류의 금융투자상품에서 일정 금액(국내 상장 주식 5천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면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 수익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금투세 과세 대상은 상장 주식 기준 15만명으로 추산됐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이들은 내년부터 주식 투자 수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했지만, 이번 유예 조치에 따라 앞으로도 2년간은 과세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기타 금융상품에 대한 과세 체계도 2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

특히 채권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기존 제도대로 계속 비과세(이자소득은 과세)가 적용된다.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나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양도소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비과세가 유지된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과세 역시 2025년까지 2년간 미뤄진다.

관련 논의가 시작된 후 벌써 세 번째 연기다.

과거 정부는 2021년 10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시작하려 했으나 국회 단계에서 과세 시점이 2022년 1월로 3개월 미뤄졌고, 이후 2023년 1월로 또다시 1년 연기됐다.

대주주 가족 합산 폐지…혼자서 10억원 넘는 주식 보유한 경우에만 과세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은 현행 제도대로 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 1∼4%)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려 한 종목을 100억원 넘게 보유한 고액 투자자에게만 양도세를 매기려 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현행 유지가 결정됐다.

단, 대주주 여부를 판정할 때 가족 지분까지 합산해서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은 내년부터 폐지한다.

기존 합산 과세 체계에서 혼자 10억원어치 넘게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만 세금을 내는 인별 과세 체계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가족 합산 과세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개선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정부는 당장 올해 안으로 시행령을 고쳐 내년부터는 가족 합산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대주주 여부는 매년 말 기준으로 판정하므로, 올해 규정이 개정되면 내년부터는 인별 과세가 개시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가족 합산 폐지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가족 합산 과세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대주주 주식 보유액을 판단할 때는 주주 당사자는 물론 사실혼 관계를 포함한 배우자와 부모·조부모·외조부모·자녀·친손자·외손자 등 직계존비속, 그 외 경영지배 관계 법인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해 계산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대판 연좌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투자자 본인이 소액 주주이더라도 가족이 보유한 주식까지 합치면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개인이 가족·친지의 주식 보유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탓에 세 부담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었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가족 합산 규정의 경우 과거보다 합산 범위가 좁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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